아이에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

9. 걸견폐요桀犬吠堯: 폭군 걸왕의 개가 착한 요임금에게 짖는다

by 우승희

도척의 개가 요임금에게 짖는 것은, 도척을 높이고 요임금을 낮게 본 것이 아니라. 개는 본래 자기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 짖는 것이기 때문이다.
蹠之狗吠堯,非貴蹠而賤堯也,狗固吠非其它也. 《전국책·제책》


한나라가 세워질 무렵, 여러 나라가 힘을 겨루며 싸우고 있었어. 그때 괴통이라는 책사는 장군 한신에게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 잠시 기다리는 게 좋습니다”라고 조언했어. 하지만 한신은 그 말을 따르지 않았고, 결국 의심을 받아 감옥에 갇혀 죽고 말았지. 이 소식을 들은 황제 유방은 “괴통이 반역을 꾸민 게 아니냐?”며 괴통을 잡아들였어. 그리고 끓는 솥에 삶아 죽이려고 했지. 그때 괴통은 침착하게 이렇게 말했어. “네, 제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도둑의 개도 요임금에게 짖습니다. 저는 그저 한신을 따랐을 뿐, 폐하를 잘 몰랐던 겁니다.” 괴통의 솔직하고 당당한 말에 유방은 마음을 풀고 그를 놓아주었어.


옛 이야기를 읽은 지금의 너에게


괴통은 말했어. “저는 한신을 알았을 뿐, 폐하를 알지 못했습니다.” 자기 편을 따르는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마음이지만, 그럴수록 바른 길을 먼저 보는 눈이 필요해.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자기 편이 아니면 미워하게 될 때가 있어. 가까운 사람의 잘못은 눈감아 주고, 모르는 사람의 말은 쉽게 의심하곤 하지. 그런 마음이 아주 이상한 건 아니야. 너도 친한 친구의 부족한 점을 덮어주고 싶을 때가 있지? 하지만 진짜 지혜로운 사람은 누가 더 가깝냐보다 무엇이 바른 길인지 먼저 생각해.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정직한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해. 자연스러운 마음보다 바른 마음이 먼저라는 걸 잊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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