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계구우후雞口牛後 큰 무리의 끝보다 작은 무리의 앞에 서라
차라리 닭의 입이 되는 게 낫지, 소의 꼬리는 되지 말아라.
寧為雞口 無為牛後. 《전국책·한책》
옛날 전국시대에 ‘소진’이라는 책사가 있었어. 그는 여러 나라를 설득하며 힘을 모아 진나라에 대항하자고 다녔지. 어느 날, 소진은 ‘한나라’ 임금에게 이렇게 말했어.
“임금님, 한나라는 넓은 땅에 튼튼한 성, 용감한 병사와 멋진 무기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강한 나라가 진나라를 섬기며 작은 나라처럼 행동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에요. 제가 어릴 때부터 들은 말이 하나 있어요. ‘차라리 닭의 입이 되는 게 낫지, 소의 꼬리는 되지 말라’는 말이지요.”
닭의 입은 작지만 앞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곳이고, 소의 꼬리는 아무리 길고 커 보여도 늘 뒤에서 따라다녀야 하잖아. 그러니까 크고 멋져 보여도 남의 뒤를 따르는 것보다, 비록 작아도 스스로 선택한 앞자리에 서는 게 훨씬 값지다는 뜻이었어. 소진의 말에 감동한 한나라 임금은 진나라를 섬기지 않기로 결심했고, 이 일은 훗날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 진나라에 맞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어.
옛 이야기를 읽은 지금의 너에게
친구들 앞에 서는 게 부담스럽고, 뒤에 서 있으면 마음이 편할 때가 있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고, 특별히 어려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계속 그렇게 뒤에만 서 있다 보면, 네 마음속에 있는 말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언제나 남의 말만 따라가게 될지도 몰라. 혹시 네 생각이 친구들이나 어른들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봐 걱정되니? 그럴 수 있어.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어. 하지만 그게 두려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세상은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기회조차 갖지 못한단다. 한 번 말해보면, 생각보다 별거 아닐 수도 있어. 비록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더라도, 때로는 네 마음을 말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해. 닭도, 소도 아닌, 바로 ‘너다운 존재감’은 네가 직접 만들어가는 거니까.
“따라가기보다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