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

15. 계명구도鷄鳴狗盜 보잘것없어 보이는 재주도 쓰일 날이 있다

by 우승희

“닭처럼 울고, 개처럼 몰래 훔친다.”
鷄鳴狗盜 《사기·맹상군열전》


옛날 전국시대, 제나라의 맹상군은 손님들을 아주 많이 두고 지냈어. 누구든 찾아오면 재주가 있든 없든 반갑게 맞아주었지. 그 중에는 이상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어. 어떤 사람은 닭 울음소리를 아주 똑같이 낼 줄 알았고, 어떤 사람은 개처럼 몰래 물건을 훔치는 데에 능했어. 사람들은 그들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무시했어.

어느 날 맹상군은 진나라에 갔다가 왕의 미움을 사서 감옥에 갇히고 말았어. 간신히 왕의 총애를 받는 여인을 통해 풀려날 기회를 잡았는데, 그 여인이 이렇게 말했어. “맹상군이 가지고 있는 하얀 여우털 외투를 갖고 싶어요.” 그런데 그 외투는 이미 왕에게 바친 것이었어. 그때, 평소 맨 끝자리에 앉아 있던 개처럼 몰래 숨어다니는 재주를 가진 손님이 말했어. “제가 그 외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는 몰래 진나라 왕궁 창고에 들어가 외투를 훔쳐왔고, 그 덕분에 맹상군은 풀려날 수 있었어.

그들은 밤에 몰래 도망쳐서 한밤중에 진나라의 관문인 함곡관에 도착했어. 그런데 그 문은 닭이 울어야 열리는 규칙이 있었지. 이번에는 또 다른 손님이 나섰어. 그는 닭 울음소리를 흉내 냈어. “꼬끼오~” 하고 울자 근처 마을의 진짜 닭들이 따라 울기 시작했어. 경비병은 날이 샌 줄 알고 문을 열어주었고, 맹상군은 무사히 진나라를 빠져나올 수 있었어.


옛 이야기를 읽은 지금의 너에게


누군가의 재주가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 닭 울음소리를 흉내 내거나 몰래 물건을 가져오는 재주는 보통 자랑할 만한 건 아니니까. 하지만 맹상군을 구한 건 바로 그 보잘것없어 보이던 재주였어.

너도 가끔 친구들보다 특별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어. 하지만 그건 네가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야.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재주가 있고, 그 재주가 빛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거든. 다른 사람을 겉모습이나 눈에 띄는 재주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 지금은 작아 보여도, 꼭 필요한 순간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쓸모는 지금 당장 알 수 있는 게 아니야. 너가 좋아하는 걸 꾸준히 다듬다 보면, 언젠가 꼭 필요한 힘이 돼줄 거야.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야. 서로를 비교하기보다는, 응원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잘것없는 재주란, 실은 세상에 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에게 들려주는 옛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