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우董遇의 독서법

다독이냐 정독이냐.

by 우승희

동우는 후한의 사람으로 삼국지 위지에 동우의 독서법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다. 자가 계직季直으로 성격은 무뚝뚝했지만 학문을 좋아했다고 한다. 관중 지방에서 난이 일어나자 형과 함께 단외段煨라는 장국에게 몸을 의탁한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자주 산에 올라가 야생 곡물이나 나물을 채취해서 팔며 어려운 시절을 버티는 가운데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매번 나무를 하러 산에 오를 때에도 책을 가지고 다녔고 틈이 날 때마다 글을 읽고 공부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형은 언제나 비웃었지만 그는 그런 태도를 견지했다.


동우는 나중에 《노자》에 대해 깊이 연구애 주석을 달았고,《좌씨전》에도 심혈을 기울여 연구했다고 한다. 그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자 동우에게 배우려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동우는 그럼에도 그들을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읽어야 한다.


"먼저 여러 번 읽어야 한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당황하였다. 개중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 자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동우는 자신에게 학습 방법을 묻는 사람이 많지만 결코 비법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은 단지 여러 번 읽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도대체 몇 번이나 읽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동우는 이렇게 대답한다.


"백번을 읽으면 자연히 뜻이 드러난다."


한 편의 글도 여러 차례 깊이 읽지 않으면 그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이해가 될 때까지 부단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권을 이것저것 읽는 것보다 단 한 권의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 바로 독서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세상에 책이 쏟아진다. 한 권의 책을 붙들고 있기에는 세상에 책이 너무나 많다. 유명한 책을 읽어 보아야 하고, 권위 있는 기관이나 사람이 추천한 책도 읽어 보아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있지만 이미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독서로 학문을 이루었던 수많은 학자들은 여러 권을 두루두루 읽으라고 조언하지 않았다. 동우는 학문에 있어서 역사서에 기록될 정도로 높은 경지에 이르렀지만 한 번도 많은 책을 접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떤 글도 몇 번 읽었다고 해서 그 뜻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책들 속에서 그럼에도 단 한 권을 쥐고 오래도록 읽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독서를 잘하고 싶다면 욕심을 버리고 세상에 한 권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 한 권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해가 되지 않으면 포기하고 싶고, 쉽게 설명한 사람의 강연이나 풀이도 도움을 받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동우는 남이 설명해 주는 것은 책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또 읽고 또다시 이해가 되지 않으면 또다시 읽으면서 그저 뜻이 드러날 때까지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이해되는 것은 쉽게 잊히는 것이지 독서의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책이 세상에 널린 만큼 책을 읽는 방법도 다종다양하다. 하지만 세상의 이치는 어렵게 얻은 것은 마음에 깊게 남는 것이다. 아무리 효과적이고 신박한 방법이 마음을 끌어도 독서에는 특별한 비결이라는 것이 없는 것이다. 이해가 되면 되는대로 되지 않으면 또 그런대로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내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의 힘으로 해내야 하는 것이다. 독서에 신비로운 방법이란 것은 없다. 시간이 없어도 생활이 어려워도 책이 없어 한 두 권밖에 없어도 동우는 그것을 금과옥조로 알고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읽었던 것이다. 독서는 두루두루 많이 읽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한 권만을 끝끝내 이해하겠다는 집요한 태도가 올바른 독서의 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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