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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석 Jan 27. 2022

누군가를 싫어한다는 건

이유 없는 생겨나는 미움을 위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생각을 한다.

생각은 다양한 말과 행동을 낳는다.

그렇게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말과 행동이 난무하게 된다.


말과 행동 중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화가 난 여자친구를 달래던 중 돌아온 말 한마디, "넌 항상 이런 식이야"

친한 척 이랍시고 과할 정도의 신체접촉을 하거나 때리는 행동

마스크를 안 쓰는 행동, 그리고 마스크를 써달란 말에도 되려 따지는 사람


그러나 그것이 내가 아닌 남에게 향하는 것이더라도,

어떠한 물리적인 피해를 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그 말과 행동을 싫어한다.


하지만 감정은 내면이란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오려 한다.

'싫음'을 말과 행동의 형태로 표출하려 든다.

그 감정을 간직하며 계속 남의 허물에 대해 지적한다.

감정의 합리성을 재지도 않은 채,

우리는 그저 사람을 싫어하기 위한 미움을 표출한다.




왜 우리는 쓸모도 없고 이유도 없는 증오와 미움으로 삶을 채울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데미안》에서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이 떠오른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누군가를 이유 없이 싫어할 수 없다.

만일 싫음의 감정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그 대상에게서 내가 싫어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모습을 남에게 발견함에 따라 생기는 감정이다.


내가 싫어하는 하나의 행위는

남에게는 하나의 개성이 될 수 있다.

행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상대방의 고유한 영역을 넘어서는

소위 오지랖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는 이유이다.


'싫음'을 단순히 내 감정의 흐름에 떳떳해지는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그것의 기반은 무엇으로 형성되어 있는지 냉철하게 바라보자.


누군가를 싫어하는 감정이 든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자.

1) 나는 저 사람을 왜 싫어하는 것일까?

2) 그 말/행동은 나의 모습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조언을 하자.

봐, 그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는 나의 모습과 관련이 있지?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하는 이유, 즉 특정 행동은 내가 싫어하는 모습이니
내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이 내게 나타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야.

그 사람을 싫어해봤자 나만 분노로 찰뿐, 그 사람은 달라지지 않아.


그저 그 행동을 보고 되새기면 된다.

그것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결점이 가득 보이는 세상이라지만,

우리는 미움을 멈출 필요가 있다

완벽하지 않은 세상이기에,

스스로 만드는 분노가 아니고도 세상은 충분히 힘들다.


남에게 미움을 표출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성장하는 방법이라 생각하자.

그러면 조금이나마 세상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를 들춰내고

평온하고 푸른빛이 감도는 세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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