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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석 Jan 31. 2022

어떻게 숨을 쉬고 있는가

마음에 평정심을 가져오기 위하여

가끔 책상 앞에 앉아 차분하게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머릿속 뇌파는 요동치고 심장박동은 주체할 수 없이 빨라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집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아냐 집중할 수 있어. 집중해야 돼'를 되뇌며

어떻게든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잠에 들기 싫어하는 아이를 침대에 눕히는 것처럼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하려는,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돌아오는 것은 빠르게 떨어지는 흥미와 집중도였다.


특히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으면

글에 담길 감정과 생각들이 떠오르지 않아

썼다 지우기를 30분 동안 반복하기도 했다.


그런 내가 최근 들어 시도해보게 된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호흡법이다.


처음에는 무의식적으로 하는 호흡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떠올라 시도를 해보았고,

그 결과 훨씬 차분한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었다.

감정에도 더 솔직하고 생각도 깨끗하게 투영시킨,

잘 쓰여진 글도 만들 수 있었다.




이 호흡법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78 호흡법'이라고 불리는데, 방법은 아래와 같다.

4초 간 숨을 들이마시고
7초 간 잠시 멈추었다가
8초 동안 내뱉는다.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몸은 막상 따르기 어렵다.

직관적인 이해를 위해 조금 더 추상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이렇다.


첫 4초 동안은 여유를 몸 안에 채운다.

여유는 풍족함으로부터 나온다는 말마따나
신선한 공기들로 내 몸을 가득 채워 풍요로움을 만든다.
사이에 용기나 자신감도 끼워서 다채로움도 잊지 않는다.


7초 동안 숨을 멈추며 모든 본능과 생각을 멈춘다.

내 마음속에 숨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본능과
평온한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수많은 생각들을
잠깐 동안 정지시키며 이들을 진정시킨다.


숨을 내뱉는 8초 동안에는 걱정과 고민을 내뱉는다.

내 피에 흐르는 여러 노폐물들과 함께
내 마음속을 혼란스럽게 하는 걱정과
하루에도 수없이 떠올리는 고민들을.
조금의 잔재도 없을 만큼 한 숨에 강하게 눌러 담아
내 몸 밖으로 저 멀리, 남은 한 방울까지 던져버린다.


19초를 통해 심장의 박동, 뇌파의 파동, 마음의 속도를 일체화시키고

몸속을 떠도는 탁한 공기를 걷어내며 그 공간을 신선함으로 채워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단순히 집중해야 할 때만 유용한 방법이 아니다.

뒤죽박죽 섞인 생각을 정리해야 할 때

괴로운 감정을 지워야 할 때

평정심을 되찾아야 할 때

등...

마음속 일렁이는 물결을 잔잔하게 만들어야 하는 순간이면

언제든지 가용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나 또한 많은 효과를 보았다.

눈앞에 있는 일을 해치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여유와 자신감, 그리고 맑은 생각을 가지게 해 주었다.

더욱 이 방법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싶은 이유이다.


앞선 문단에 언급한 순간이 다가온다면

이 호흡법을 떠올리고 시도해보았으면 좋겠다.


(여담으로, 위 호흡법을 하기에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면 '426 호흡법'도 다소 적지만 효과는 충분하다. 어찌 됐든 핵심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과 중간에 잠깐 숨을 멈춰준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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