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 필요해

by 우선열


마음이 지치면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손끝 하나 움직이기 싫어집니다.

동면하는 곰 한 마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세상과 단절하고 깊이 꿈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싶습니다.

이럴 때 곰을 깨우는 것은 달콤한 꿀입니다.

마지못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코를 벌름이며 저절로 눈을 뜨게 만드는 힘이지요


한때 인터넷에 '누군가 힘들어할 때'라는 네 컷 만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 힘들어하면 '힘내라는 책임감 없는 말이 아니라 안아주고 같이 울어주는 대신 고기랑 돈을 줘요'하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와 그림이었습니다

처음엔 충격이었어요

'이게 바로 문화 충격이로구나' 생각될 만큼 당황스러웠지만 곧 웃음이 났습니다

젊은이들의 솔직함과 실용적인 모습이 보였습니다.

우리 시대엔 '하면 된다''할 수 있다''안되면 될 때까지'하는 구호였습니다.

힘든 시기를 버텨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힘든 과정을 버텨 내야 하는 게 삶인 줄 알았습니다.

'고기랑 돈을 줘요' 하는 건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민망한 일 같았습니다.

곧 '고기랑 돈을 줘요" 하고 말할 수 있는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혼자 잠을 깨우기 위해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하면 된다'를 외치며 힘들어 하기보다는 '고기랑 돈을 줘요'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혼자 버티고 견디기보다는 같이 이겨 낼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이는 품을 수 없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어느새 우리의 젊은이들은 우리보다 멀리 보는 겁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 세대엔 빨리빨리 가야 했습니다

혼자 가기도 벅찬 세월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어느새 멀리 가는 지혜를 터득하고 있는 겁니다

과히 청출어람이라 할 만합니다


"밥은 먹었니?. 차 조심해라" 90세 부모가 70대 자식들에게 하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같지만 이제는 빨리 가는 시대가 아니라 같이 가는 시대입니다

마음이 힘들어 몸도 지치면 깊은 동굴로 들어가지 말고

"꿀 줘" 하세요 달콤한 꿀이 잠을 깨워줄 것입니다

지금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가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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