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으로'를 쓰고 있다

6~70년대를 살아 온 아줌마들의 이야기

by 우선열


1960~70년대, 우리나라는 잘 살아보자는 함성이 가득했다.

너도 나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이었다.

덕분에 전후 회복이 가장 빠른 나라가 되었으며 경제 강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었었고

K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쾌거를 이루었다.

감사한 일이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오늘이 있기 까지의 발자취를 돌아 보는 일은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는 포석이기도 하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현재의 모습이 되기 까지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클 수 있다

그 밑에는 수만은 눈물과 땀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있다


얼마전 40대 경단녀 주부가 의사로 재 취업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닥터 차정숙 드라마가 끝났다

경단녀가 되어 버릴 수밖에 없는 여자들의 이야기라서 공감이 가기는 했지만

전문직 여성의 재취업이라는 문제가 더 고무적이었다고 본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여성 재취업은 전문직이기 보다는 허드렛 일에 가까웠고

가끔 전문직 여성의 재취업은 유리 천정을 깨는일로 묘사 되기도 할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만큼 사회인식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니 반갑기는 하다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한 인격체로 제자리를 찾아 가고 있는 지금,

그동안 여성들이 겪은 일들을 부당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삶은 과정이고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다만 지금이 있기까지 어떤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필요는 있다고 본다.

사람마다 자신의 위치와 형편에 따라 보는 관점이 다르게 되니

내 이야기가 보편 타당한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다만 이런 삶도 있었다는 것은 말하고싶다

지금 6~70 대 여자들 중 저마다의 사연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여자들의 이야기 이다

그 시대의 여자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을 수는 없었다

온갖 허드렛 일을 도맡아 해가며 가정에도 소홀해서는 안되었다.

슈퍼우먼이 요구되던 시대였다.

밖에서는 같은 일을 하더라도 '여자가' 하는 말로 무시 당했고

가정 일에 소홀하면 '집안 일도 제대로 못하는여자'로 낙인 찍혔다

육아와 집안일과 바깥일까지 완멱하게 해내면 극성스런 여자가 되던 시절이었다.

'여자가 감히'라던가 ,'솥뚜껑 운전이나 잘 해' 하는 말들을 공공연히 해대곤 했다.


광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다

먹고살기 편안해야 다른 사람들을 돌아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6~70년대 모두가 먹고사는데 총력을 기울였을당시에는 이웃을 돌아 볼 여유가 없었다

어느 시대를 살던 그 세대를 관통하는 관습은 무시되어서는 안된다

인정은 하되 보다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 옳다

1950년대에서60년대에 태어난 여자들은 아줌마 문화를 발달시킨 열혈엄마들이었다

몰염치하고 자신의 가족만을 우선시 했던 후안무치한 아줌마 문화 라 비난 받기도 했지만

그 이면에는 어머니로서의 생존방식이 있었다

특히 내자식이 당하는 어려움은 어미로서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해야 했다

자식들을 위해 물불안가리던 어머니들

그런 아줌마들이 힘이 없었다면 지금의 부강한 나라가 되기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1970~ 80 년대는 이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이다

근대화의 물결을 타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던 시대였다

독일로, 사우디로, 세계로 진출하던 우리나라는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였다

제 자식만 싸고 도는 치맛바람이 불기도 했고

외국에 나간 남편들 때문에 춤바람이 난 여자들도 있었다

할 일 없는 여자들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으나

평범한 가정 주부들은 가세가 늘어나는 즐거움을 알아가던 시절이었다

"김기사"하던 사모님들이 출현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어느 사회이건 음지는 있는 법이다

1970~80년 대 경제적인 안정은 되어갔지만 사회적 인식은 아직 변하지 않고 있었다

사회적 약자로 살아야 했던 , 뜻하지 않은사고로 남편을 잃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여자혼자 생계를 꾸려 가야하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해야 했던 사람들,

억척스럽게 살아낸 아줌마들의 이야기, 그런 여자들의 이야기를 해 보고 싶다.

굶어도 인간다운 품위를 지켜야된다는 허무맹랑 말은 안하는 게 옳다

나는 굶을 수 있으나 자식만큼은 먹여야 했던 어머니들

한 두사람 영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한 시대를 살아 온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들의 삶도, 시대는 다르지만, 삶의 질도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삶의 모습은 같을 수도 있다. 지난 시절 여인들의 이야기에 현재의 내 모습이 투영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야기는 중요하다. 사실이기도 하지만 사실속에 숨어 있는 뜻이기도 하다

평가하려 하지말고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어머니의 이름으로를 쓰고 있는 이유이다.


이제 60편, 100편 정도의 이야기가 모아지면 퇴고해서 전체적인 짜임을 만들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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