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쉬운 글은 쓰기 어려운 글이다 '
새벽 기상 후 노트 북을 켜면서 제일 먼저 써보는 글이다
. '읽기 쉬운 글쓰기' 요즘 나를 몰입하게 하는 문구이다.
오랜 기간 마음속에 글쓰기를 품고 있었다
잘 쓰고 싶었고 잘 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안 써서 그렇지 쓰기만 하면 일필휘지 명문장이 분수 분출하듯 솟구쳐 오를 것만 같았다.
삶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탄탄대로를 마음껏 활개치며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젊은 날의 기개는
예측 불가능한 삶 앞에 무너져 내려야 했다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에 매달려야 하는 시간들이 길게 지나갔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은 노력해도 뜻을 펴지 못할 수도 있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글쓰기는 너무 멀리 있었다.
노력해도 안되는 일이 있는 거라며 포기해 버렸는데
글 잘 쓰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 한없이 초라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마지막손에 쥐고 있던 귀중품을 놓아 버린 것만 같았다.
막상 놓고 나니 쥐고 있던 귀중품이 빈 쭉정이였음을 알게 되었다.
참혹한 현실이었다.
상실감으로 많이 아파야 했고 치유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도 있더라는 절망도 함께 했다
나는 울고 있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윤동주 님의 자화상 글처럼 가여운 내가 나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비로소 한 줄 글도 쓰지 않고 있던 내가 보였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한 줄 글도 쓸 수 없었다.
쓰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잘 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버려야 했다. '
글 쓸 생각하지 말고 글쓰기 연습을 하자 ' 나와의 마지막 타협이었다
글쓰기 연습은 의외로 효과적이었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나이 듦의 여유도 한몫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도 괜찮다는 너그러움이다
차선에게는 또 다른 기회도 있다는 희망이었다
이제는 글을 잘 쓰고 싶기보다는 나다운 글을 쓰고 싶다, 읽기 쉬운 글.
글쓰기 교실의 후배가 "선우님 글을 보면서 이 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했으니 '읽기 쉬운 글'이라는 뜻이 아닐까?
아무튼 나는 읽기 쉬운 글을 쓰기 위해 '쓰기 어려운' 그 힘든 일을 오늘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