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생이윤진6
영업실적이 저조해 이리저리 쫓겨 다니는 내 신세가 한심하기도 하고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는 언니가 부럽기도 했다
사실 영업실적만으로 말하자면 내가 언니보다 한 수 위이다
내 자랑이 아니라 영업수당으로 아파트 세 채를 장만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악착스럽게 굴긴 했지만 나는 지금 아파트 세 채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은 위로가 되었지만 솔직히 언니에게 시샘이 나기 시작했다
부장으로 직속상관인 인사실장 언니의 지시를 받으려면 공연히 배알이 꼴리는 것 같았다
빨리 영업실적을 올리는 일이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이지만 내 부서 직원 들은 내 맘같이 움직여 주지 않고
내 고객들은 많이 망가져 있어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듯하다
언니가 친절을 베풀면 베풀수록 나는 심기가 뒤틀렸다
이래선 안된다고 하루에 몇 번씩 마음을 다잡아도 언니를 보는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저 언니는 연고 위주였어요. 아는 사람한테 계약 빼먹는 거야 누군들 못하겠어요,
개척 영업이 진짜지, 진수를 가르치는 교육이 중요하잖아요?"
임원들을 만 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언니를 깎아내리고 있었다
이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언니는 한결같이 온화한 모습이다
처음 언니를 보던 신입시절처럼 나는 초조해졌다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만큼 언니를 이기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윤 부장처럼 악명 높은 상무가 있었다
영업실적이 없으면 가차 없이 인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서 직원들 간에 기피 대상 일호였다
열 살이나 연상인 내게는 은근히 호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언니와는 좀 소원해 보였다
업무상 부딪치는 일이 잦아 보였다
나는 알게 모르게 나는 최 상무편을 들고 있었다
부장들을 선동하여 언니를 모함하고 최상무를 옹호하고 있었다
기고만장해진 최상무가 내게 바짝 다가왔다
퇴근 후면 술자리에서 언니를 모함하는 말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적극 동조를 하면서도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야비한 자신이 괴로웠다
같은 날 입사한 언니와 나는 호된 영업사원의 신입 교육을 함께 받았다
언니는 교육 공무원 퇴직을 한 사람답게 용모단정하고 익숙하게 조직에 순응하는 편이어서
나처럼 자영업을 돕던 주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우아한 옷맵씨와 간결한 말투가 커리어 우먼다웠으며 영업세계를 낯설어 했지만
조직의 생리를 잘 이해하여 천방지축인 나에겐 길잡이가 될 정도로 모든 면에서 내게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어투를 바꾸거나 단어를 선정할 때도 언니의 도움이 컸으며
촌스럽다는 내매무새를 다듬어 줄수 있는 센스도 있었다
꼬불고불하던 머리에 우아한 컬을 넣을 수 있는 롤사용법을 전수하기도 했으며 결정적으로
이목구비 뚜렷한 미인형이라는 말로 의기소침했던 내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영업에 자신이 붙으며 언니와 좀 소원하기는 했다
연고위주의 영업방식이 내게는 무능으로 비치기도 했다
이런저런 생각에 괴로웠다
한잔 술로 잊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