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년이 벌써 반이나 지났지만 아직 반년이 남아 있습니다
숫자가 가장 정확한 것 같지만 관점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천석군의 쌀 한말과 소작으로 겨우 입에 풀칠하는 농부의 쌀 한말을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절기는 숫자와 좀 다르지요
입춘이 되면 해가 노루 꼬리만큼 길어진다거나 7월이 되면 열대야가 시작되는 일은
숫자처럼 정확하지는 않아도 누구에게나 공평 합니다
7월의 첫날,오늘 새벽은 더웠습니다
여름에도 해뜨기 전에는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거든요
햇살이 퍼져야 더위가 시작되곤 했는데 오늘은 달랐습니다
열대야가 시작되는 전조증상인가 보다 하다가 7월이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누군가는 반이나 남아 있고 어떤이에게는 반밖에 남아 있지 않을 7월입니다
낙천적인 기질이니 나는 반이나 남았다 편입니다
7월 첫날의 열대야는 남아있는 반을 뜨겁게 시작하라는 메시지 같았습니다
짜증스러운 더위가 단숨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엄동설한에 새해가 시작되어 찬바람을 이기고 봄에 싹을 튀운 뒤에 맞이한 여름입니다
거친 우로와 작열하는 태양을 견뎌야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고
수확의 기쁨은 잠시, 다시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계절은 시지프스의 바위처럼 늘 다시 시작되지만 우리에게 2025년 여름은 단 한 번뿐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힘겹거나 지겨워지기도 하지만
단 한번의 생애를 사는 우리에게 언제나 오늘은 처음입니다
지나간 세월이 다시 오지 않고 다가올 시간에도 오늘은 없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다시 뜰 뿐이지요
절기처럼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는 오늘이지만
반이나 남은 사람과 반밖에 남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선택입니다
2025년이 반이 지난 지금 '아직 반이나 남았잖아'하는 목소리가 왠지 비장하게 들립니다
'소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하는 이순신 장군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
반이나 남았던 반밖에 남지 않았던 소중한 오늘입니다
나머지 반은 '오늘은 처음'이라 외치며 살아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