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으로 94

옥임씨 2

by 우선열

목이 좋은 위치 탓도 있겠지만 노부부의 온화한 인품과

다섯 자매의 화려한 입담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었다

상가를 찾을 때면 나는 세입자를 찾기 위해 비어 있어 썰렁한 내 가게 보다

쌍방울 집 작은 의자에 앉아 있기를 좋아했다

가끔 손을 잡고 가게에 나오는 노부부의 정다운 모습도 보기 좋았고

개성 있는 다섯 자매와 어울리는 재미도 있었다


모델 같은 늘씬한 몸매의 셋째 딸 옥임 씨가 주로 가게를 맡고 있었고

가끔씩 가게에 나타나는 결혼한 두 언니들은 상가에서 오픈한 가게들을 돌며

갖가지 생활용품들을 사들이기도 하여 상가 내에서는 큰손으로 불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입담 좋은 그녀들의 시집살이 이야기는 하루해가 짧기도 했다

" 예, 너는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아 그게 백번 속 편하다 "

시시콜콜 시집살이의 애환을 이야기 히다 가도

집 걱정에 총총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들을 보며

옥임 씨는

"지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자랑질 실컷 하고

나는 결혼하지 말라는 심보는 뭐니? "

하곤 했을 정도로

언니 두 자매는 비교적 안정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두 언니처럼 타고난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욕임 씨는 큰 키와 늘씬한 몸매에 타고난 센스가 있어

마치 모델처럼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줄 알고 있었으며

세인들의 관심을 적당히 즐길 줄 아는 기질도 있었다

낯을 가리는 내가 상가 상인들과 친해지려 쭈뼛거리는 사이

그녀는 상인들의 특성에 맞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처세술을 발휘하기도 했다

중년 노부부가 운영하는 책방에는 깍듯하게

그릇가게에는 허물없는 친구처럼

빵집이나 떡집은 친근한 이웃처럼

나는 오래된 친구처럼 격의 없이 대하는 모습이 감탄스러웠다


쌍방울 집과 문방구와 비어 있는 내 가게는 나란히 붙어 있었다

중앙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쌍방울 집과 문방구가

좌우로 나란히 중앙통로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내 가게는 문방구 옆, ,상가 옆문으로 통하는 복도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와 문방구와 옥임 씨는 비슷한 또래였으니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문방구 사장은 두 아이의 엄마였지만 남편이 사우디 출장 중이어서

독신인 우리들과 스스럼없이 움직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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