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름으로 95

옥임씨 3

by 우선열

"비슷한 나이이긴 하지만 쌍방울이 두어 살 어리니 언니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내게는 좀 건방지지만 자기한테는 곰살맞게 굴지 ?'

"나는 가끔 보잖아, 둘은 늘 붙어 있으니 격의 없이 친한 거겠지, 가게도 가장 가깝고 "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처럼 가끔은 서로에 대한 불만이 있기도 했지만

우리는 상가 삼총사로 불릴 만큼 각별한 사이가 되어 갔다

비어 있는 내 가게 때문에 상가가 썰렁해 보일까 봐 알게 모르게

내 가게를  보살펴 준 것도 문방구 경자 씨였다

경자 씨는 문방구의 특성상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는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을 만큼 바쁘건만

틈틈이 잰 몸을 놀려 상가 안팎을 돌보기도 하고

일찍 부모를 여의었다면서 쌍방울 집 노부부에게는 딸처럼 살갑게 굴기도 했다

상가의 주축이 된 두 사람 사이에 내가 끼인 모양새였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 나가던 상가에 갑자기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상가 앞에 춤추는 키다리 풍선 인형이 너훌거리고

행진곡풍의 명랑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며

흥겨운 노랫가락에 맞춰 치어 걸처럼 춤추는 아가씨들로 잔칫집 같은 분위기였다

상가에 대형 슈퍼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중앙통로에 위치한 쌍방울 집과 문방구는 슈퍼를 가기 위해 지나쳐야 하는 통로가 된 것이다

희색이 만면한 두 사람 사이에서 덩달아 나도 신이 났지만

둘 사이에 묘한 신경전을 눈치챘다

어쩐지 둘 사이에서 나만 도외시되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만만치 않은 세입자 유치에 힘겹던 나는 내 점포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라서

슈퍼의 입점이 상가 가격에 미칠 영향에 은근히 관심이 가기도 했다

신도시의 가장 큰 슈퍼라 하니상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기대로 상가 상인들도 술렁이고 있었다

이른바 슈세권


새로 입점하는 상가에 들어오는 물품으로 상가는 몇 날 며칠을 북적였다

상품 박스가 산처럼 쌓이고 박스 수집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기도 했다

나도 공연히 상가를 찾는 발길이 잦아졌다

슈퍼 사장단은 서너 명이 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사장을 중심으로 몇몇 남자 직원들이 상가로 들어서면

상가 상인들은 마치 사열하듯 모여들기도 했다

이제까지 문방구와 쌍방울집이 주축이던 상가의 중심축이

슈퍼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나도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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