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들이

by 우선열

'일주일에 한번은 가벼운 나들이를 하자'

은퇴 후에 나름 작정한 일이다.

집을 좋아하는 집순이 기질이라 한번 틀어박히면 몇 날 며칠을 집에서 나가지 않는다.

일하던 시절에는 억지로라도 외출을 감행했지만 이제는 얽매임이 없다 보니 외출이 귀찮아진다.

자칫 일상이 무료해지거나 칩거가 생활화될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 '외출하는 날' 을 정해 놓았다

자연스레 외출하는 날이 만들어졌고 대부분 주말이 된다

가벼운 산책 정도야 혼자 하는 게 좋지만 외출은 역시 동반자가 있어야 즐거울 수 있다

시간이 가다 보니 서로 간에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에 모이게 된다

주말 모임 성격이 강해졌다

저마다의 사정이 다르기도 하고 특별한 목적이 없기 때문에 들쭉날쭉하지만

그때그때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간다거나 계절에 따라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닌다.

익숙해지니 편해지고 즐거워져서 주말에는 웬만하면 다른 약속을 잡지 않는다

이름 없는 주말 모임이 중심이 된다


이제 여름, 주말모임 친구들이 저마다 여름 보양식을 꺼내 놓는다

여름에 보신탕을 즐기던 이는 얼마 전부터 염소탕을 먹자고 성화를 부리고

'여름에는 민어, 장어'를 외치는 친구도 있다.

나는 특별히 즐기는 음식은 없지만 여름에는 그래도 닭이 좋다

서양에서도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라는 말이 있는 걸 보면 닭은 동서양 할 것 없이 각광받는 식재료이다 닭은 서민적인 재료이다 보니 조리방법도 다양하다.

젊은이들이 즐기는 튀김닭 치킨, 통째로 튀기기도 하고 옷을 입히기도 하고 튀김 닭도 성향에 따라 종류가 많다 , 튀김 닭에 양념을 끼얹는 양념 통닭도 있다

양념 종류에 따라 간장치킨이니 매운 치킨, 치즈 치킨 등으로 나누기도 하고

찜닭, 닭개장, 초계탕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여름철에 누구나 한번은 먹는 삼계탕도 있다

일 년에 세 번 복날이면 삼계탕집은 문전성시를 넘어 몸살을 앓을 지경이 된다

우리 어머니는 여름이 되면 닭백숙을 끓이셨다.

별다른 양념 없이 마늘만 넣고 삶은 닭은 잡내 없고 부드러워 먹기 좋았다

자극적이지 않으니 호불호 없이 온 식구가 둘러앉아 먹기 좋은 음식이다

더운 여름날에 땀을 흘리며 닭백숙을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해지기도 하고 시원해지기도 했다


"여름에는 닭백숙이 좋지, 자극적이지도 않고 보신도 되고, 닭 한 마리 칼국숫집이 있는데 꽤 괜찮다는 소문이야, SNS에 기상비 좋은 맛집으로 도배 되어 있던 걸 "

장마를 건너 뛴 극성스러운 여름 더위가 힘겹던 참이다

친구의 말에 두말없이 주말나들이는 닭 한 마리 칼국숫집으로 정해졌다

닭백숙에 곁들이는 찹쌀죽이나 녹두죽도 좋지만 후루룩 넘어가는 국수는 한국인의 솔푸드 중의 하나이다

닭과 칼국수, 이 절묘한 조합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다 . 가성비도 좋았다.

웬만한 닭 요리는 이제 2만 원 대 이상이다

닭 한 마리가 통째 들어간 칼국수가 만 원 이하이면 주저 할 이유가 없어진다

거기다 SNS에서 난리 난 맛집이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맛은 검증된 것이다


인천 육해공 닭 한 마리 칼국수

인천 1호선 예술 회관역 3번 출구에서 800M 거리, 대중교통으로 접근성도 좋다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한 점은 수도권의 매력이다

차 막힐 염려도 없고 주차하느라 짜증 낼 필요도 없다

지하철 공짜표 하나면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다

이제는 운전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젊은 시절만큼 민첩하지는 못하겠지만 조심히 달리면 별문제가 없을 듯한데

'고령운전'에 대한 시선은 날카롭다.

고령자 운전 사고에는 벌집 쑤시듯 여론이 들끓는다

잘은 모르지만 음주운전이 더 위험하다는 통계도 있는 걸로 안다

음주 운전에는 상대적으로 너그럽지만 고령운전에는 촉각이 더 곤두서는 것 같다

어르신들의 배려하고 싶은 마음일 수도 있다고 이해한다

나이 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배려는 해주고 싶어 하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을 해주는 것이다

나이 들어 불편해진 몸에는 탈것이 필요하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땀 흘리고 운동해야 하지만 어쩌다 한번 나들이에 좀 편하면 안 되는 것일까?

나이 든 사람의 넋두리이긴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늙는다

늙는 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노인문제 해결은 배려가 아니라 이해에 있다

내가 늙었을 때를 생각하는 것, 거기에 답이 있다.

젊은시절에 몸이 불편해지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따놓은 장롱면허,

이제는 사용해보고 싶은데 혹시 폐가 될까 염려스럽다

반납해야 하나?

주말 나들이 한 번에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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