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더위

by 우선열


7월 초입인데 벌써 열대야다

매스콤마다 7월 더위 기록을 갱신한다는 뉴스들이다

변화가 빠른 세상이라 더위도 빨라지나 보다

몇해 전 까지만 해도 7월 더위가 힘겹기보다는 즐길 수 있는 정도였다


나는 칠월 초입이 좋다

막 익기 시작해 톡 쏘는 매운맛을 내는 풋고추처럼 달아 오른 태양 열기지만

아직은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분다

말갛게 익어가는 청포도 알처럼 신선한 여름향기가 바람에 실린다


사춘기 소년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듯한 7 월의 태양 아래 서면

고흐의 풍경화 속에 들어 있는 듯하다

강렬한 열기에 잠시 어지럼증이 일고

회오리치는듯한 고흐의 그림처럼 나는 생의 한가운데 홀로 서있는 듯하다

작열하는 태양과 거친 비바람의 세월이 내 앞에 펼쳐진다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나아가야 한다

스스로 다짐한다


지쳐가는 초록의 나뭇잎들이 잠시 생기를 회복하는 저녁나절

귀가를 서두르는 가장들의 지친 어깨에 한소끔 부는 바람이 낮에 쌓인 피로를 거둬드리고

잠시 안도의 기운이 감돈다

골목에는 낮 동안 잦아들었던 아이들의 함성이 가득하고

저녁연기 피어 오르 듯 주부의 얼굴에도 잔잔한 미소가 번져난다

여름향기 가득한 7월,

이 계절을 사랑한다


4년 전 오늘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이때만 해도 7월을 사랑했다

7월 저녁에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여름생인 나는 더위에 강한 편이다

더운 날이 좋으냐 추운 날이 좋으냐에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따스한 봄날과 선선한 가을 날 중 하나를 택하라면 단연 따뜻한 봄날이다

따스한 성향이다

7월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세월 탓인지 날씨 탓인지 7월도 변하고 나도 달라졌다.

칠월에 열대야가 시작되고 나는 더위나 추위에 더 취약해진 몸이 되었다

더위나 추위가 싫다기보다는 공포스럽다.

꽃샘추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말을 실감하며 대비책 마련에 급급한다

지구도 나처럼 늙나 보다

7월에 미리 더위를 퍼 붙는다.


7월 더위에 속절없이 에어컨을 틀며 생각한다

나는 더 이상 초여름 저녁의 고즈넉한 평화를 즐 길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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