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인생

by 우선열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잠을 이기면 꿈을 이룬다'는 말이 있다

'행동하지 않는 지성은 죽은 지성이다' 장 폴 사르트르의 말이다

생각이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져야 비로서 꿈을 이룰 수 있다.


사고 싶은 게 있다면 사야 한다는 뜻이지만 인생사 그리 간단하지 않다.

사고 싶은 걸 그냥 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무언가를 사려는 건 돈이 필요한 일이다.

'무턱대고 쓰다가는 거지꼴을 못 면한다'우리 속담이다

분수에 맞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써야 하는 게 현실이다


당장 사고 싶을 걸 참고 월급날까지 참아야 하고 그나마 월급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빚을 내거나 하는 무리한 방법을 썼다가 갚지 못해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많다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차이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한다

때로는 금수저라 불리는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이 다르지 않은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런 사람들이 행복할 거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하고 싶은 모든 걸 제 맘대로 하다 보면 권태에 빠지거나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찾다가 해서는 안 될 일에 이에 손을 대는 불행한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인간 만사 새옹지마라 한다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것도, 사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것도 반드시 좋다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잠을 잔다고 반드시 꿈을 꾸는 게 아니고 깨어 있다고 행동하는 것만도 아니다

꿈을 꾸고 행동하는 그 어려운 일을 감당하는 게 삶이다

일단 꿈이 있어 이루려 노력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삶의 목표가 있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때로는 사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참아야 한다

이루려면 행동해야 하지만 행동을 참아야 하는 모순된 상황을 견뎌야 한다

장바구니에 담았던 좋은 물건들을 담아 두기만 해야 한다

담아두고 바라보며 살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다행히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너무 늦어 상해 버리고 마는 경우도 있고

너무 시간이 걸려 소용없는 물건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햇살 밝은 창가에 너른 책상 하나 놓고 서고에 가득 책을 채워 놓고 싶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일 같지만 보통의 주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거나 돈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꿈이다

평생을 그런 상황을 만들려 노력하다 보니 글을 쓰는 일과 멀어져 버렸다

책 가득한 서고가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눈은 침침해지고 몸도 쇠약해지니 글을 읽는 재미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도 또래의 다른 사람에 비하면 조금 더 관심이 있기는 하다

작은 책상이라도 마련해놓고 그동안 모은 책이라도 읽어 보고 싶지만 그 또한 만만치 않다


'이제는 꿈을 이룰 때가 아니라 정리해야 할 때라고 한다

얼마 안 되는 책이 널브러져 있는 것도 내 손으로 정리해야 한다

창 넓은 창가에 책상 하나 들일 꿈을 위해 월급을 아껴 사 모은 얼마 안 되는 책마저 정리해야 한다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위시리스트를 하나씩 꺼내 본다

빛을 보지 못했던 꿈 들이지만 나를 지탱해 준 것들이었다

힘들긴 했지만 그들이 있어 견딜만했다

지나놓고 보니 행복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루지 못한 꿈이라 할지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

'장바구니에 원하는 것을 담는 일' 그것부터 시작하자

내 것이 되면 좋고 여의치 않았다 하더라도 넘치거나 비어 있는 장바구니보다는 낫다

하고 싶은 걸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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