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이 취미

by 우선열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직업이나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이다.

하지만 요즘 내 생활의 90%를 차지하는 글쓰기를 생각하면, 이 정의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직업은 아니고 전문가라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지금 수필 등단 절차를 밟는 중이다.

한국 수필에 작품을 출품하고 최종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이 순간은, 오랜 로망이었던 글쓰기가 드디어 현실이 된 순간이다.

해야만 하는 일로 바빴던 젊은 날에도 문득 글쓰기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

늘 마음 한구석에 고향 집을 그리워하듯 글쓰기를 떠올리곤 했다.


은퇴 후 가장 잘한 일은 ‘행복한 글쓰기’ 문을 두드린 것이다.

막연한 생각이었던 글쓰기가 현실이 되었고, 선생님의 열정적인 지도와 공동의 목적을 가진 문우들과의 만남이 기폭제가 되었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세상 모든 일이 그곳으로 귀결된다.

밥을 먹다 문득 떠오른 어린 시절 기억, 길을 걷다 발견한 작은 꽃 한 송이, 친구와의 대화 속 사소한 농담까지도 글감이 된다.

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모든 것을 글과 연결시키려 애쓴다.

물론 매번 글이 되는 건 아니다.

글이 완성되는 건 빙산의 일각처럼 아주 작은 확률이다.

아르키메데스 같은 천재도 수백 번의 시도 끝에 부력을 발견했다.

나 같은 범인은 하루의 대부분을 글쓰기 생각으로 채워도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아직 연습생이다.

4번 타자도 홈런 한 개를 던지기 위해 수백 개의 공을 던지며 연습하는데,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내가 좋은 글을 단번에 만들어낼 리 없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기만 하다.


수입이 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취미가 분명한데도, '내 취미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잠시 망설여진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이지만, 연습 과정이 결코 녹록지 않아서일까.

막연히 떠오른 글감을 붙잡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고통이 따른다.

한 단어를 찾지 못해 문장을 수없이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야심 차게 써놓은 글이 유난히 미숙해 보일 때는 어이가 상실되기도 한다.

다른 문우들은 놀라운 발전을 하는데, 나만 제자리에 맴도는 듯한 기분에 좌절하기도 했다.


"선생님, 훌륭한 작가라 하더라도 매번 수작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대표작이 있는 거죠."
답보 상태인 내 처지를 하소연하다 문우에게서 들은 위로의 말이다.

동병상련이어서일까, 제법 위로가 되었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즐겁게 연습할 수 있으니 글쓰기는 내 취미임이 분명하다.

이런 글쓰기를 제쳐 놓고 다른 취미를 찾다니 초심을 잃고 방만해진 탓이다.

지금은 비록 글쓰기 연습생이지만 언젠간 연습이 아닌 완성된 글을 쓸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이 올 때까지는 조금 더 참고 견뎌야 한다.

고통과 좌절도 있지만 희열과 충만한 기쁨도 있다.

고통뒤에 오는 희열이 더 달콤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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