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낚으려면 낚시를 시작해야 합니다
강태공은 빈 낚시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았다 합니다
사람마다 살아가면서 낚고 싶은 것, 낚은 것이 있겠습니다
낚고 싶은 것을 낚는 행복한 사람도 있고
뜻하지 않게 좋은 것을 낚은 행운도 있습니다
물론 낚싯밥만 물고 달아난다거나 낚싯대 자체가 망가지는 불운도 있지요
이 모든 게 낚싯대를 드리워야 하는 일입니다
때로는 망가진 낚싯대를 보며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차라리 낚시를 하지 않았다면 낚싯대를 망가뜨리는 일도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낚싯대가 망가지면 새 낚싯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되지요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있는 낚싯대는 새 낚싯대를 장만할 기회도 없어집니다
한곳에서 많은 고기를 잡아 놀린 낚시꾼은 그 자리만 알게 되지만
여기저기 고기를 따라 자리를 옮겨야 했던 낚시꾼은
낚시가 잘 되는 자리와 안되는 자리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깁니다
다른 저수지로 갈 때에 자리를 잡는 일이 용이해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지만
경험이 있다면 두려움은 극복할 수 있지요
때로는 유명한 강태공처럼 세월을 낚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산란기를 참아내면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요
노력만큼 참는 힘도 중요합니다
바늘허리 매어 못 쓰는 법입니다
정해진 절차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알맞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법입니다
이 모든 게 시작이 있어야 합니다
낚시를 하려면 낚시를 시작해야지요
모든 장비를 잘 갖추고 여유 있게 출발할 수도 있지만
여의치 못해 준비 없이 뛰어들 수도 있습니다
장비를 잘 갖춘 사람은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는 있지만 결과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물 때라던가 기상상태,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허술하게 시작했지만 물 때를 잘 만나 뜻밖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경우의 수는 일단 시작해야 알 수 있습니다
시작해야만 낚시 후기도 쓸 수 있는 거지요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한겨울에도 피는 꽃이 있기 마련입니다
한 해에 세 번 피고 지는 목 백일홍은 피는 내내 아름답습니다
여름 내내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음은 피고 지는 지혜가 있는 까닭입니다
자신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노력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예쁜 꽃만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이라서 겨울이라서 시작하지 못하면 영원히 할 수 없습니다
여름엔 우뢰와 폭염을 견뎌내야 하거든요
봄엔 꽃샘추위의 위세가 무섭기 마련입니다
모든 시작은 지금이 정답입니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준비하면서 시작해야 합니다
준비만 하다가 세월이 가버릴 수도 있거든요
빈 낚싯대를 드리우고라도 세월을 기다려야 때가 오는 법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늦었다거나 시간이 없다거나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은 핑계일 뿐입니다
물론 준비 없이 시작했다간 힘이 들긴 합니다
하면서 준비도 갖춰야 하니까요
힘들지만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꾸려가게 되기는 하더라고요
준비만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습니다
지금 나는 글쓰기의 바다에 낚싯대를 던졌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냥 혼자만의 생각으로 혼자 시작했으니 힘이 들기는 합니다
어디에다 낚싯대를 던져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합니다
제대로 낚시를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낚시 동호회처럼 무리를 찾아보면 어떨까 생각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누가 될까 봐 쉽게 용기를 내고 있지 못합니다
일단은 글쓰기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을 해볼 작정입니다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 같기는 하지만 캄캄한 이 길이 싫지는 않거든요
언젠가는 작은 호롱불 하나라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해 봅니다
혹시 빛을 찾지는 못하더라도 찾아가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니 다행이지요
준비 없이 시작했지만 시작해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물론 때로 어렵기도 하고
왜 이 짓을 하느라 사서 고생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방향을 잃은듯한 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책상 앞에 앉는 순간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작했으니 끝을 맺어봐야겠지요
내려올 때나 보이는 작은 풀꽃도 누군가에게는 기쁨일 수 있으니까요
고기를 낚으려면 낚시를 시작해야 하고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려면 책장을 펼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