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두 문학상 독후감 부문 수상소감

-바다가 보이는 창-을 읽고

by 우선열


윤형두 작가의 『바다가 보이는 창』을 읽으며 저는 오래된 마음의 창 하나를 열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잔잔하면서도 깊은 문장들 속에서 삶의 바다를 건너온 이의 이야기가 파도처럼 밀려왔습니다. 고단한 세월을 견디며 스스로 빛을 지켜온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내 안의 바다를 마주해 봅니다


우리 동네 가로수는 플라타너스입니다. 여름이면 잘 자란 나무줄기가 길 양쪽에서 뻗어 나와 아치를 이루고 널따란 잎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줍니다. 천혜의 지붕인 셈이지요. 산등성이에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던 고향마을과 같습니다. 그 아늑하고 푸근한 품속에서 늘 바깥세상이 궁금했습니다. 풍랑을 헤치고 바다를 건너 금은보화를 손에 쥘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오리라, 금의환향하리라.’ 부푼 꿈을 안고 고향을 떠났습니다. 세상사 뜻 같지만은 않았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를 힘도 남아 있지 않았을 때 문득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고향의 플라타너스가 떠올랐고 꿈 많던 어린 시절의 내가 보였습니다. 바다를 동경했지만 정작 바다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젊은 날의 모습도 함께였습니다. ‘글 잘 쓰는 아이’라 불리던 시절을 잊고 살던 시절이었습니다.


늦었지만 이제 다시 시작해 보려 합니다. 글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종이배 하나 띄우는 심정입니다. 거친 파도를 만나고 거센 풍랑을 견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힘들더라도 갈 수 있을 때까지는 가보려 합니다. 고향의 플라타너스처럼 지켜보아 주는 이들이 있으니까요. ‘이제 와서’라는 애틋한 시선과 ‘이제라도’라는 따뜻한 격려를 함께 받습니다.


오늘, 윤형두 작가상이라는 등대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 빛을 비춰주신 주최 측과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강남 에세이 문학회를 이끌어주시는 선생님과 동료 문우들의 응원 덕분입니다. 언젠가 이 등대의 불빛이 먼바다를 향하는 또 다른 누군가의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