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 장점을 먼저 보는 사람과 단점을 끄집어 내는 사람이다.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딱 잘라서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부정적인 요소와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다만 어느 정도 확률이 크냐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나는 긍정적 요소가 큰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선배의 홍매화 사진을 보고
"언니는 감각이 있네, 구도가 좋아,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 그런가?"" 했더니
"그런 말을 종종 듣기는 하지만···너는 늘 좋은 점만 보더라,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 선배의 답이다.
"그게 좋지 않아? 우리 글쓰기 반 합평 시간에도 나는 잘 쓴 부분에 대해 얘기하는 편이야. 잘 쓴 걸 잘 썼다고 하면 더 잘 쓸 수 있지만 잘 못 쓴 걸 지적하면 고칠 수는 있지만 더 잘 쓸 수는 없을 것 같거든"
"다 너 같지는 않지, 다른 사람이 한 건 무조건 못마땅해하는 사람도 있어"
그 말에 뜨끔해졌다. 요즘 한 사람이 무조건 못마땅해졌기 때문이다. 그가 겸손하게 행동하면 가식 같고 잘난 척하면 건방진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 사람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가능한 한 시선을 피하고 있다.
가장 친했던 문우 중의 하나이다 합평 시간 외에도 우리는 서로의 초고를 보여 줄 수 있을 정도였다. 문우들 다섯 사람에게 브런치 작가를 권유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그저 그랬지만 이 친구는 아주 고마워했다. 글을 쓰는 한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표현도 했으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사이가 소원해지기 시작한 건 공모전에 출품을 앞두고였다. 이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공모전 출품을 자신에게 양보하라는 권유를 했다. 출품은 자유지만 당선 여부는 심사를 거쳐야 하는 일이다. 내가 양보한다고 해서 그가 당선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경쟁은 공정해야 한다 양보를 권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내 생각은 분명했지만 그런 내 의사를 분명히 전하지는 못했다 그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내가 당선되는 걸로 마무리 되었는데 그 친구는 아예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았다는 태도였다. 석연치는 않았지만 나도 꼬치꼬치 따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 친구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 친구는 그 후로
"나는 공모전 같은 것 출품 안 해요, 이 나이에 누구에게 상 받는다는 게 좀 어색해서, 상 줘야 하는 위치 아닌가"
이렇게 말을 바꿨다.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한다. 사실 당선되고 나니 공모전이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있다.
그런데 또 그와 비슷한 일이 생겼다
"작가님은 작품 준비된 것이 많으니 책 내세요, 완벽하게 하려다간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일단 시작해 놓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 됩니다 "선생님 말씀이셨다
"우리 같이 책 낼까?' 속없는 내가 제안했다
"나는 책 쓸 만큼 작품이 없는걸, 아직 그럴 생각 없어" 분명하고 단호한 어조였다 그런 그가 나보다 먼저 책 낼 준비를 하고 있다. "나 책 내기로 했어" 한마디만 해주었어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을 텐데 아무 말 없이 나를 보면 천연덕스럽게 웃는다 "너 책 내기로 했어? 나한테는 그럴 생각 없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하고 싶지만 사람 마음은 변할 수 있고 그걸 나에게 말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만다. 그런대도 그와 시선을 마주치는 일은 안 하고 싶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인 것만 같다 더 힘든 것은 그런 내 마음속에도 책을 내는 그를 질 투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내게 말을 안 해준 게 서운한 것보다는 나보다 먼저 책을 내는 그를 질 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질투가 생기면 일거수일투족이 미워지기도 한다. 나도 별수 없이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인 것만 같다. 그래도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노력은 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