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끝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업적이 많다해서 그의 모든 판단이 옳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김택근 시인의 언어가 아름답다해서 그의 모든 표현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1997년 외환 위기 무렵, 15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였던 김대중은 구속된 전두환의 사면을 약속했다. 그리고 전두환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만행을 사과하지 않았다.
김택근 시인은 이렇게 썼다. "김대중은 '역사의 단죄'를 믿었다. 지금까지도 전두환, 노태우가 감옥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 사회는 또 다른 분열을 초래했을 것이다."
죗값은 살아있을 때 받아야한다. 죽으면 끝이다. 통합은 있을 수가 없다. 한국전쟁 이후로 대한민국은 늘 분열됐다. 죗값을 치르지 않으면 불의가 정의로 둔갑한다.
이 책에 실린 김택근 작가의 표현 대부분을 되새기며 읽었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전두환 사면에 대한 작가의 판단은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