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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Aug 24. 2022

42미디어콘텐츠 편집부, <대통령의 말>.

큰 지도자. 

2022년 7월부터 <대통령의 말>이라는 책을 천천히 읽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연설문을 엮은 것으로, 부제는 '대한민국 리더의 명연설'이다. 대통령 임기 5년의 연설 가운데 이 책을 출간한 42미디어콘텐츠가 주목한 연설문을 추출한 것인데, 그 읽은 재미가 참으로 쏠쏠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의 여러 국가 위기들을 돌이켜 볼 수 있고, 숱한 난관을 돌파하려는 지도자들의 생각을 날 것 그대로 읽을 수 있다.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들의 철학을 배울 수 있고, 3명 대통령의 서로 다른 말하기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 달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1999년 5월 5일 'CNN 위성 인터뷰 기조말씀'과 노무현 대통령의 2003년 6월 9일 '일본 국회 연설', 2003년 7월 9일 '중국 칭화대학 초청 연설'이 인상 깊었는데, 그 가운데 일부를 이곳에 옮겨본다. 먼저 김대중 대통령의 연설. "우리는 결코 북한이 선의만을 가지고 대하리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하여 성의를 가지고 대하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실사구시적 입장에서 공정한 대북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대북 포용 정책을 포괄적으로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국회 연설'은 특별히 선명했다. "나는 오늘 의원 여러분과 각계의 지도자들께 '용기 있는 지도력'을 정중히 호소하고자 합니다. 과거는 과거대로 직시해야 합니다. 솔직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평가하도록 국민들을 설득해 나가야 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양국 국민이 마음을 활짝 열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 나가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이 시대의 양국 지도자들이 함께 풀어가야 할 최우선의 과제이자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연설문의 마지막 문단은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특히나 마음 속에 남은 문장이었다. "일본 속담에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며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자라나는 세대에게 가장 귀한 가르침이 된다는 뜻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등, 어떤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 마음에 가지고 있는 담장을 허물어냅시다.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그래서 우리의 후손들에게 더욱 멋지고 밝은 미래를 물려줍시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중국 칭화대학 초청 연설'은 대통령 특유의 위트가 돋보인 말이었다. "나머지는 저에 관해 얘기가 좀 있습니다만 시간이 좀 늦은 것 같아서 줄이고 원고에 없는 말씀 한마디만 더 보태겠습니다. 1988년 우리 한국은 서울 올림픽을 치르면서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라는 구호를 내걸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습니다. 그 4년 뒤에 우리는 중국과 수교됐고, 그리고 지금까지 그야말로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이처럼 두터운 친선 우호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유명한 구호를 친절하고 적절하게 활용한 연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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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어려운 시절이다. 이럴 때일수록, 큰 지도자의 철학을 배우고 또 배워 기개를 넓혀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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