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열전 刺客 列傳.
오늘 읽을 <자객 열전>은 말 그대로 '자객'을 다룬 이야기이다. 자객刺客이 무슨 말이냐고? 찌를 자, 손님 객, 이 두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로써, '몰래 다른 사람을 찔러 죽이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국어사전은 설명하고 있다. 사람을 찔러 죽이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기 열전>에 포함되어 있냐고? 사마천이 <태사공 자서>에 서술한 <사기 열전>의 집필 목적을 읽어보는 것으로 실마리를 잡아보자. "정의를 따르고 재능이 뛰어나서 스스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천하에 공명을 세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70 열전을 지었다."
<자객 열전>에 소개된 자객은 모두 5명이다. 노魯나라 사람 조말, 오吳나라 사람 전제, 진晉나라 사람 예양, 한韓나라 사람 섭정, 위衞나라 사람 형가 등 5명이 주인공으로, 이 중에서 조말이 가장 옛날 사람이고 형가가 가장 나중 사람이다. 사마천은 조말에서 형가로 갈수록 서술 분량을 늘리고 있으며 그 이유를 이 편에서 별도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가 섭정과 형가에 대해서는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아빠는 해석하고 있다. 물론 아빠의 추측이지만, 섭정과 형가에 대해 사마천이 분석할 수 있었던 자료가 많았을 수도 있다.
이 5명의 자객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단연 형가荊軻이다. 기원전 227년에 사망한 형가는, 기원전 221년에 중국을 통일 또는 평정한 그 시황제를 암살하려다 실패한 인물이다. 비수匕首로 진나라 왕 '정政'을 살해 직전까지 몰고 갔던 인물이다. 진나라 왕 '정'이 누구냐고? 지난 시간에 읽었던 <여불위 열전>에 등장한 사람으로, 투자자 여불위의 아들이라고 알려진, 어릴 때부터 의심이 많고 신중했던 그 '정'을 말한다. 바로 그 진나라 '정'이 자라서 된 사람이, 훗날 중국 대륙을 정벌하고 불로장생을 꿈꾸었던 진나라 '시황제'이다.
형가의 암살 시도 과정이 궁금하니? 그러면 <자객 열전>을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진나라에 원한을 품은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진나라를 떠나야 했는지, 그들이 원한을 앙갚음하기 위해 어떤 논의를 했는지, 진나라 왕을 제거하려던 그날 그 현장에서는 대체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상세하게 서술되어있다. 아빠는 네게 '국무'라는 이름을 가진, 조나라 태자 '단'의 태부가 진나라를 두고 했던 말을 전하는 것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독수리나 매처럼 탐욕스럽고 사나운 진나라가 원망과 흉포한 노여움을 표출한다면 어찌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자, 이제 <자객 열전>을 정리해보자. 이야기 한 게 딱히 없어 정리할 것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짧게나마 해보자. 앞서 이야기한대로 사마천은 "정의를 따르고 재능이 뛰어나서 스스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천하에 공명을 세운 사람들"을 <사기 열전>에 포함시켰다. 사마천이 소개한 자객들은 모두 성격이 침착하고 실력이 뛰어났다.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때가 올 때까지 실력을 갈고 닦았다. 때가 오면 놓치지 않았다. 정의로운 일을 해야 할 때는 앞뒤 재지 않고 몸을 던졌다. 그들은 세상의 옳고 그른 일들을 스스로 분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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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자객 열전>을 읽고 섭정聶政이라는 인물의 언행에 감동을 크게 받았는데, 형가의 암살 시도 과정과 함께 이 섭정의 기개 또한 네가 직접 읽고 그 뜻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다음 시간에는 <사기 열전>의 27번째 이야기인 <이사 열전>을 함께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