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율의 독서 Oct 15. 2022

<논어> '위정爲政' 편.

정치의 기본이란 무엇인가. 

<논어>는 총 20개 편, 총 499개의 문구로 이루어져 있는 책이다. 첫 번째 편은 '학이 學而'편이고, 두 번째 편은 '위정 爲政'편이다. 학이편은 총 16개의 문구로 짜여있고, 첫 문구는 '학이시습지 學而時習之 불역열호 不亦說乎'로 시작한다. 그래서 편명이 '학이'이다. 위정편은 총 24개의 문구로 짜여있고, 첫 문구는 '위정이덕 爲政以德'으로 출발하므로 그 편명이 '위정'이다. 이 두 편을 며칠 동안 일단 한번 읽었다. 사마천의 <사기 열전>을 읽다보니 배움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도 했고, 공자의 이 위대한 고전을 언젠가는 읽어야된다는 생각이 한껏 강해지기도 한 차였다. 이 가운데 '위정'편을 내가 이해한 만큼만 짧게 정리해본다.


위정편의 첫 문구는 이렇게 시작한다. '子曰. 爲政以德. 譬如北辰居其所. 而衆星共之. 자왈. 위정이덕. 비여북신거기소. 이중성공지.' 이에 대한 미야자키 이치사다 선생의 설명은 이렇다. "'정치를 하는 데는 덕으로써 한다'는 말이 있다. 이런 군주는 특별히 힘쓰지 않는데도 백관이나 백성이 군주의 뜻을 체현하여 각자의 업무에 힘쓴다. 그 모습은 마치 우주의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모습과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덕이란 것은 무엇일까? 19번째 문구는 이렇다. "백성 이끌기를 덕으로써 하고 백성 다스리기를 예로써 하면 부끄럼이 있고 또한 바르게 되리라." 공자는 정의와 예의로써 백성을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정의와 예의.  


그렇다면 정의와 예의는 어떻게 습득할 수 있을까? 공자는 학습과 효제를 말했고, 학습보다는 효제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효제孝悌라는 건 무엇일까? 우선 아프지 말아야 한다. 자식이 아프지 않아야 부모가 걱정을 안 한다. 그 다음으로 예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힘든 일은 먼저하고 맛있는 건 나중에 먹어야한다. 이렇게 되면 형제 간의 우애는 저절로 몸에 스며든다. 다음 순서는 학습이다. 공자는 자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함이 앎이니라." 이치사다 선생의 설명은 이렇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한계를 명확하게 아는 것이 모든 것을 아는 게 된다."    


요약하자면 효제와 학습 그리고 정의와 예의, 이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 기본을 갖추어야 비로소 정치를 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자질을 갖춘 사람만이 다음의 덕목을 순리대로 배울 수 있다. 먼저 신뢰와 신용이 중요하다. "사람이 만일 신용을 잃으면 아무 데도 쓸데가 없어진다." 그 다음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군주가 자신 있게 정치에" 임해야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건 인사이다. "올바른 사람을 등용하여 여기에 맞추어 굽은 사람을 바로" 잡아야 국민들은 이해한다. "굽은 사람을 등용하여 여기에 맞추기 위해서 올바른 사람을 굽어지게 해버리면" 국민들은 결코 심복하지 않는다. 


계강자가 공자에게 '백성이 군주를 경애하고 근면히 일하게 되는 방법'을 물었더니 공자는 이렇게 답했다. "백성의 가정생활이 원만하면 군주를 사랑하게 됩니다. 선인을 등용하여 아직 힘이 닿지 못하는 사람을 교화시키면 저절로 일하기를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요즘 용어로 바꾸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먹고 사는 게 안정되어야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가정 경제가 안정되어야 정치를 혐오하지 않고 정치인들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대로 된 사람을 써야,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일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걸 느끼면서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할 것입니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딸에게 읽어주는 <사기 열전> 3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