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 열전 ~ 번역등관 열전 총정리.
딸아, 오늘은 <사기 열전>의 전반부를 정리하는 날이다. 사마천은 <백이 열전>부터 <태사공 자서>에 이르는 총 70편의 이야기를 <사기史記>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사기 열전>에 담았고, 지난 시간에 우리는 35번째 이야기인 <번역등관 열전>까지 읽었다. 36번째 편인 <장승상 열전>을 읽기에 앞서, 2022년 8월 28일부터 지금까지 읽었던 이야기들을 짧게 훑어보며 옛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어보자. 그 전에 이거 하나만 짚고 갈까? 사마천이 <사기>를 쓴 순서는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이다.
<사기 열전> 전반부의 시대는 은주殷周 교체기부터 진말한초秦末漢初까지이다. 은나라는 기원전 1027년에 패망했고 주나라는 기원전 1046년에 건국됐으며, 이 주나라는 다시 서주西周와 동주東周로 나뉘고, 서주는 기원전 770년에 멸망하여 동주가 기원전 221년까지 그 명맥을 유지했다. 이 동주 시대를 '춘추전국시대'라고도 부르며, 춘추시대는 기원전 770년부터 기원전 403년까지를, 전국시대는 기원전 403년부터 진나라 시황제가 대륙을 평정한 기원한 221년까지를 일컫는다. 한나라 유방은 기원전 202년에 역시 대륙을 평정했다.
<사기 열전> 전반부의 주인공들은 거의 다 공직자이다. 21세기의 직업명으로는 정치인, 군인, 법관, 외교관 등이며, 학자, 교사도 일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은 물론 군인이며, 이들은 전투에 참전하여 공을 세운 후 왕으로부터 관직과 봉토를 하사 받으며 권세를 누린다. 사마천이 군인을 주로 다룬 이유는 그가 사료로 삼은 대부분의 자료들이 군인들을 기록한 문헌이었고, 군인들을 기록한 문헌이 많았던 이유는 그 시대가 전쟁이 흔했던 시대였기 때문이며, 전쟁이 흔했던 이유는 말로는 해결 못 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기 열전> 전반부에서 사마천이 특별히 흠모한 인물은 시대순으로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 노자老子, 공자孔子, 안영晏嬰, 오자서伍子胥, 전국시대 우경虞卿, 무기無忌, 인상여藺相如, 전한시대 가생賈生. 사마천이 노자를 존경한 이유는 자신의 아버지 사마담의 영향 때문이며, 공자를 공경한 이유는 그가 주장한 인의仁義와 예禮가 시대정신과 맞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 외 다른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품성과 자질을 갖추었다고 사마천은 판단했다. 경청, 겸손, 신의, 관용, 인내. 수양과 반성, 양심과 책임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마지막으로 사마천이 <사기 열전>을 집필한 목적을 다시 살펴보자. <태사공 자서> 마지막 문단에 이런 문장이 있다. "정의를 따르고 재능이 뛰어나서 스스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천하에 공명을 세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70열전을 지었다." <사기 열전>에 언급된 인물들은 약 800여 년의 긴 역사에서 이름을 남긴 사람들이다. 재능이 없었으면 공명을 세우지 못 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인물들이 정의를 따랐던 것은 아니었다. 탐욕, 폭력, 시기, 험담, 오만에 젖어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부터 어떤 품성을 갖춰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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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 附記
1. 아빠가 <사기 열전>의 전반부에서 애착을 갖고 있는 편은 다음과 같다. <노자 한비 열전>, <사마양저 열전>, <오자서 열전>, <저리자 감무 열전>, <평원군 우경 열전>, <염파 인상여 열전>, <굴원 가생 열전>, <회음후 열전>. 아빠가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있는 인물은 노자, 사마양저, 오자서, 소대, 모수, 인상여, 가생이며, 이 가운데 '모수'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싶다. 그는 언행이 신중했고 실력이 출중했으며 기개가 대단했다.
2. <사기 열전>의 전반부를 읽으며 아빠가 더 공부하고 싶은 책을 몇 권 골라봤다. <도덕경>, <논어>, <손자병법>, <장자>, <맹자>, <한비자>, <순자>, <귀곡자>. 모두 한 번씩만 읽는다 해도 적어도 4~5년은 걸릴 것 같네? 더 읽고 싶은 소설도 몇 권 살펴봤다. <동주 열국지>, <초한지>. 모두 <사기> 공부가 끝나면 하나씩 읽어볼 계획이며, 이를 위해 아빠는 돈을 꾸준히 벌고 등산을 자주 하려한다. 딸아, 아빠를 계속 응원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