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율의 독서 Nov 09. 2022

<교황 프란치스코>.

인내, 태도. 

<교황 프란치스코>를 다시 훑어봤다. '일러두기'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2010년에 처음 출간된 <EL PAPA FRANCISCO>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된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언론인 세르히오 루빈, 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와 함께 장장 2년에 걸쳐 진행한 대담을 엮은 것이다. 현 교황의 전 생애와 가치관에 대해 유례없이 솔직한 내용으로 가득한 <EL PAPA FRANCISCO>는 2013년에 재출간되었다."


2014년 1월에 이어 2022년 11월에도 여전히 공감하는 단어는 '인내' 였다. 내가 여전히 못하는 것도 인내이다. "인내를 이룬다는 것은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인생을 전개해나갈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부모란 자식이 제대로 성장하도록 방향을 제시해주지만, 그 후에는 자식이 스스로 본인과 타인의 실패를 통해 배우고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2022년 11월에 새로 얻은 단어는 '고독'과 '희망'이다. 제2부 '믿음의 봄' 발문은 이렇게 편집되어 있다. "더 고요하고 침착하게, 혼자 고독의 시간을 보낸 후에야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를 알게 됩니다." 제5부 '희망'에 해당하는 발문은 이렇다. "희망은 미래를 향해 닻을 던지는 것이고,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에 도달하기 위해 밧줄을 타고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닥치는 대로 뚫고 나가되, 뚜렷한 전망을 가져야 한다.


새로 발견한 단어는 '태도'이다. 책에 서문을 헌사한 폴란드 이주민 출신의 아르헨티나 생물물리학자이자 랍비인 아브라함 스코르카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에 대해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과 꾸밈없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대담자 두 사람은 이런 평가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하는 태도로 사람을 사로잡고,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가르침으로 상대의 눈을 뜨게 해주는 만남의 전문가였다."


'위기'라는 단어의 어원을 설명하는 구절은 낯설었다. "위기crisis라는 단어의 어원은 그리스어로써 그 뜻은 흔들어 체로 거른다는 말입니다. 체 또는 선별기는 통과시켜야 할 것만 통과시키고 나머지는 걸러서 버립니다. 저는 지금 이 시점이야말로 우리가 만남의 문화를 시도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잃고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이 70여 일 남은 시점에서, 걸러야 할 것들을 하나씩 거르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故 김산해 선생을 추모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