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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an 04. 2022

이시바시 다케후미, <서점은 왜 계속 생길까>.

책방이 아시아를 잇는다.

<시바타 신의 마지막 수업> 이후 오랜만에 이시바시 다케후미 책을 읽었다. 번역이 좋았겠지만, 이번에도 이시바시 다케후미의 문장은 담백했다. 사실에 충실했고, 묘사는 선명했다. 동아시아 곳곳의 책방을 둘러보고 쓴 책이라, 읽는 동안 세계가 곁에 있는 느낌이었다. 일본, 한국, 중국, 홍콩, 대만의 책방지기들이 동네 사람같았다. 이 책의 원 제목은 本屋がアジアをつなぐ 인데, 사전을 찾아보니 '책방이 아시아를 잇는다'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시바타 신을 인터뷰 한 책에서도 느꼈었지만, 이시바시 다케후미는 '팩트체크'에 사활을 건 사람같다. 144쪽의 문장 "녹두서점이 영업을 한 것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불과 4년 동안이다.", 152쪽의 문장 "1997년 4월 15일, 서울에서 운영 중이던 '그날이 오면' , '풀무질' , '장백서원'등 세 곳의 서점 주인이 체포되거나 구금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는 동요 없이 차분하고 침착하게 읽힌다. 그는 기자로 일한 경험이 있다.


이시바시 다케후미에게 책은 어떤 존재일까? 37쪽에 이렇게 설명했다. "빠른 속도, 알기 쉬운 것만 추구하는 매체와 달리, 저자와 독자가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공유하면서 사물이나 사상을 이해해 가는 것이 책이라는 미디어의 특징이다." 그럼 그에게 책방은 어떤 의미일까? 오키나와에서 헌책방 '울랄라' 운영하는 우다 도모코와 인터뷰를 하며 그는 이렇게 묘사했다. "'' 연결로 만들어지는 '',  책을 다루는 '책방'"(p.118).


책은 말을 이은 것이고, 책방은 책을 이은 것이니, 책방은 곧 말을 이은 장소라는 게 이시바시 다케후미의 생각이다. 그래서 "서점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해주는 장소다. 책을 매개로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자유를 뒷받침한다."(p.237) 말하고, "책방은 그 나라와 지역의 자유를 상징한다. 인간이 자유를 추구하는 마음을 가지는 한, 그 역할을 담당하는 자는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다."(p.179) 라고 말하는 것이다.


도쿄 진보초에서 '책거리'라는 이름의 북카페를 운영하는 한국인 김승복 대표의 말을 마지막으로 옮겨 적어본다. "이렇게 한 분 한 분 응대하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죠. 대단히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평범한 매일이 이어지고, 이게 책방다운 모습이지, 하면서 재미있다고 느끼게 되었어요. " "하나의 책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적을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렇기에 계속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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