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을 읽었다.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하게 읽지는 않았고, '한국어판 서문'과 '서문' 그리고 '11장 - 결론'을 여러 번 읽었다. 저자가 1장에서 10장 머리말에 인용해 놓은 고전 문구 또한 몇 차례 읽으며 책 전체의 얼개를 짚어 나갔다. 응집력은 크지 않으나 인류가 남긴 고전을 짧게 나마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의 원제는 '행복 가설'이며, 부제는 '불행의 시대에 고전에서 찾은 행복의 비밀'이다.
저자가 인류의 고전에서 배운 행복의 조건은 이렇다. 균형을 찾을 것, 마음을 다스릴 것, 착한 행동을 할 것, 자기를 돌아볼 것,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것, 고통을 받아들일 것, 좋은 관계를 맺을 것. 이 조건들 가운데 행복의 제1조건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며,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여러분 손에 들린 이 책의 주 내용은 사실 행복이 아니다. 그보다는 관계를 주로 이야기한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조너선 하이트의 주장은 이렇게 이어지고 나아간다. "이 책에 담긴 제일 중요한 생각도, 풍성하고 보람찬 삶이 찾아오려면 세 가지 면에서 제대로 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나 자신과 다른 사람, 나 자신과 일, 나 자신과 나보다 더 커다란 무언가의 사이에서 말이다. 이들 관계를 여러분이 제대로 맺어 나가면 행복은 자연스레 뒤따라올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적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11장의 다음 문장도 의미 있는 주장이다. "행복을 위해선 나 자신도 바꾸어야 하지만, 내가 사는 세상을 바꾸는 일도 필요하다. 나 자신의 목표도 추구해야 하지만, 나를 남에게 맞추는 일도 필요하다. 둘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어 이득을 얻을 것인가는, 시대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 우리가 지혜를 찾기에 좋은 장소는, 우리가 지혜가 있으리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 바로 거기, 즉 내 반대편의 마음속이다."
저자가 인용한 고전 가운데 내가 꼽은 한 권의 고전은 <바가바드 기타>이며, 그 중 '4장 : 내 안의 위선자를 의심하라'에 속한 다음 문장이 특히나 마음 속에 콕콕 박혔다. "나는 이런 자를 사랑한다. 잘 미워하지 않지만 너무 좋아하지도 않는 자, 잘 슬퍼하지 않지만 너무 바라지도 않는 자, 기쁠 때나 고통스러울 때나 한결같은 자, 칭찬에도 책망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 자신이 나아가는 길에 어떤 일이 닥쳐도 만족하는 자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