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율의 독서 Apr 23. 2023

<시애틀 추장의 편지>.

"우리는 한 형제". 

수쿼미시족 추장 시애틀. 1786년 출생, 1866년 사망. 그가 US 제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Franklin Pierce (1804~1869) 에게 보낸 편지를 읽었다. 그의 문장 가운데 '백인' 이라는 단어를 '도시인' 또는 '문명인'으로 바꿔 읽으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후대에 좋은 생각을 남겨주고 떠난 시애틀 추장의 명복을 빈다. 


"우리는 압니다. 백인들은 우리가 사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백인들은 자기들이 발 붙이고 사는 땅도 다른 물건과 마찬가지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마치 밤중에 들어와 필요할 것을 가져가는 도둑처럼, 그들은 땅에서 무엇이든 가져가려고만 하지요. 백인들에게 땅은 형제가 아니라 적인가 봅니다. 그러기에 한 땅을 정복하면 곧 다른 땅을 찾아 떠나는 거지요."


"백인들은 자기네 조상의 무덤을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고서도 조금도 마음 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땅까지 빼앗아 버리면서도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조상의 무덤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살 권리도 금세 잊히고 맙니다. 백인들은 자기네 어머니인 땅과 형제인 하늘까지도 사들이고 빼앗고 팔아 치우는 물건 쯤으로 여깁니다. 그 탐욕스러움은 끝내 이 아름다운 땅을 다 먹어 치우고 메마른 사막만을 남겨 놓을 것입니다." 


"백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사라질 것입니다. 어쩌면 다른 어떤 종족보다 더 빨리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이런 짓이 당신들 잠자리를 더럽히는 데까지 이어진다면, 어느 날 밤 당신들은 자신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그렇게 멸망할 때 당신들은 비로소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들에게 이 땅을 선사한 신이 바로 당신들을 불태울 테니까요." 


"우리가 한 가지 아는 것이 있다면, 우리 신도 당신들이 믿는 신과 다를 바 없는 신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한 형제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게 될 것입니다. 신에게 땅은 소중합니다. 백인들이라고 해서 이 같은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

다음에 읽을 책


-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정글북>. 

- 넬 어빈 페인터, <백인의 역사>.

- 로빈 디앤젤로, <백인의 취약성>. 

- 알랭 뤼시오, <백인의 신념>. 

- 존 하워드 그리핀, <블랙 라이크 미>. 

작가의 이전글 강민선, <끈기의 말들>. Fi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