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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Apr 18. 2023

강민선, <끈기의 말들>. Fin.

"계속 쓰는 사람"

이 글은 강민선 작가의 2023년 작품 <끈기의 말들>에 대한 감상문이자, 이 책을 읽기 시작한 2023년 4월 6일부터 이 책을 다 읽은 4월 12일까지의 생활 기록문이다. 감상문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에 글쓰기를 차일피일 미루었으나 이러다가는 영영 못 쓸 것 같기도 했고 또 이번 달에 해야할 일도 많아 이렇게라도 써서 갈음하고자 한다. 나는 이 책을 회사 휴게실에서 하루에 30분씩 틈틈이 읽었고 쉬는 날에는 주방 식탁에서 연달아 읽기도 했다. 좋은 문장에는 밑줄을 치기도 했고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여백에 적기도 했다.

내가 밑줄 친 문장은 이렇다. "작지만 자기만의 일을 해 나가는 이들의 꿍꿍이가 정 궁금하다면 '왜' 하는지 묻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찬찬히 봐 주었으면 좋겠다. 무엇을 바라보고 있고 무엇에 마음을 쏟고 있는지, 무엇을 쓰고 있고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를. 그것에만 관심을 기울여도 다른 궁금증은 유유히 해결된다. '왜'라는 질문은 사람을 멈추게 하지만 '무엇을'이라는 질문은 계속 이어 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나서 내 식구과 내 동료들을 이전과는 좀 다르게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4월 6일부터 4월 12일까지 플래너에 기록한 내 생활은 이랬다. 4월 6일 :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행복> 리뷰 작성. 4월 7일 : 브런치스토리 공지사항을 보다. 4월 8일 : 맥도날드 맥모닝, 교하도서관. 4월 9일 : <이야기는 계속 될 거야> 리뷰 작성. 4월 10일 : <The One Page Proposal> 두 번째 포스트, 피로 누적. 4월 11일 : 휴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영화 <Million Dollar Baby>(2004) 감상. 4월 12일 : 휴무, <100분 토론> '그래도, 토론' 시청, 뉴스민 기사 확인, KBS 다큐 '한국전쟁 10부작' 재생목록 확인, <끈기의 말들> 완독.

강민선 작가가 이 책에서 소개한 책 가운데 꼭 읽어보고 싶은 책 제목도 따로 기록해두었다. 리베카 솔닛,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커트 보니것, <제 5 도살장>. 대니 샤피로, <계속 쓰기>. 장강명, <책 한번 써봅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 <깊이에의 강요>.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이것은 물이다>. 로버트 프로스트,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니시키와 미와, <고독한 직업>. 이와 더불어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던 음악 두 곡도 기록해두었다. Journey, 'Don't stop believing'. 송골매, '모두 다 사랑하리'.

마지막으로 내가 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하는 문장을 옮긴다. 책 표지 뒤에 실려 있는 '작가 소개' 부분이며, 문장은 이렇게 이어진다. "강민선, 계속 쓰는 사람. 무엇이든 좋아하면 쓰기 시작한다. 쓰다 보니 좋아하는 것을 더 오래, 더 잘 좋아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싶어졌다. 그 과정을 모아 이 책을 썼다." 그는 계속 쓴다. 좋아해서 쓰고 먹고 살려고 쓴다. 가 보지 못한 곳에 도달하기 위해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쓴다. 쓰다 보니 책이 되었고 쓰다 보니 작가가 되었다. 한동안 루틴이 깨져 끈기마저 잃어버렸었는데 이 책 덕분에 다시 기합을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