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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ul 02. 2022

설흔, <공부의 말들>.

선후경중.

날씨는 덥고 습하지, 전기료는 오른다고 하지, 이래저래 심란하여 책이 잘 읽히지 않았다. 방책을 마련하다가 짧게 짧게 탁탁 치고 나가며 읽을 수 있는 <공부의 말들>을 읽었다. 다시 마음이 가라앉았고, 다가오는 폭염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분노를 조금이라도 진정시킬 수 있는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몇 개 옮겨본다.


"억지로 해석하기보다는 의문을 그대로 두는   낫다." - 홍대용, <담헌서 湛軒書> / " 해의 첫날, 성인의 책을 처음 보았다. 지난 날의 잡스러운 생각들이 홀연 녹아 사라졌다." - 허균, <을병조천록 乙丙朝天錄>/ “구도란 생각을 바꾸는 , 생각이 바뀌면 모든 것이  뒤를 따른다." - 이용휴, <혜환잡저 寰雜著>.


"공부는 느긋해서도 안 되고, 조급해서도 안 된다.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이 난다." - 이이, <율곡전서 栗谷全書> / "벌을 기른 지 수십 년이 되었다. 나는 벌의 생태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 이익, <성호사설 星湖僿說> / "내가 공부를 해서 터득한 것은 단정히 앉는 것, 이것 하나 뿐이다." - 김창협, <정암집 貞菴集>.


"학문이 부족한 사람은 한 글자 한 글자라도 지적 받으면 잘못을 변명하고 억지만 부릴 뿐 절대 승복하지 않는다. 비록 속으로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말이다." - 정약용, <여유당전서 與猶堂全書> / "천지 만물의 이름을 모두 써서 붙여 두고 그 이치를 궁구하기를 일삼았다." - 서경덕, <화담집 花潭集>.


<공부의 말들>을 읽으면서, 이렇게라도 조선시대 글을 접할 수 있는 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설흔 작가에 공감할 수 없는 문장들도 많았다. 예컨대 이이 선생과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를 견주어 쓴 이런 문장. "이이 또한 오타니 쇼헤이만큼 구체적이고 치밀한 목표를 세웠던 사람이다." 선후경중에 크게 어긋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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