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와 정돈.
'츠타야 蔦屋'라는 이름을 가진 일본 서점이 있다고 한다. 가본 적은 없다. "매장이 가장 좋은 광고물"이라는 말을, 이 서점의 설립자 마스다 무네아키 增田 宗昭가 했다는 것이 내가 아는 전부다. 그것도 2020년에 출간된 <미래의 서점>에서 짧게 읽은 내용이다. (이 책의 부제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이다.)
이번에 마스다 무네아키의 2011년 저작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 : 다이칸야마 프로젝트>를 읽었다. 일본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단카이 세대 團塊 世代' 를 주고객으로 설계하고, 그에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게 이 책의 주요 내용이었다. 마스다 무네아키 생각에, 이 단카이 세대는 돈도 시간도 여유가 있는 '프리미어 에이지 premier age' 이다.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를 읽기 전에 얻고자 한 건, 그의 경영철학이었다. 마스다 무네아키는 1985년에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 Culture Convenience Club (CCC) 이라는 회사도 설립했는데, 이 CCC가 츠타야 서점을 운영한다. CCC는 기획을 파는 회사이고, "기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가치를 튼튼한 기반으로 삼는 일이다"라는 게 그의 경영철학인 것 같다.
마스다 무네아키가 느닷없이 '정리'와 '정돈'의 차이를 설명한 문장들이 있는데, 나는 이게 꽤 재밌었다. "'정리'와 '정돈'의 의미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도 기획을 세우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정리'는 필요 없는 것을 버린다는 뜻이다. 이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
"한편 '정돈'은 정리해서 남긴 것들 중에 필요한 것을 바로 꺼낼 수 있도록 인덱스를 붙인다는 뜻이다. 누구든지 꺼낼 수 있도록 정렬하는 것이 '정돈'이다. 또한 사물과 정보를 입수했을 때의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메인터넌스 maintenance 라는 것이 있는데, 나는 직원들에게 항상 이렇게 강조한다. 정리와 정돈, 메인터넌스 이 세 가지 일 외에 사무실에서 해야 할 일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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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에서 CCC 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더 살펴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