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 마루키 도시 丸木 俊 (1912 ~ 2000) 가 쓰고 마루키 이리 丸木 位里 (1901 ~ 1995) 가 그린 <오키나와의 목소리>를 신명직 일본 구마모토가쿠엔대학 동아시아학과 교수의 번역본으로 읽었다. 평화를품은책(꿈교출판사)에서 '평화징검돌' 시리즈로 펴낸 첫 번째 책이다. 리뷰를 쓰기 전에 한국어판 서문을 이 곳에 옮긴다.
"오키나와는 일본 규슈와 타이완 사이에 섬 160여 개가 길게 늘어선 류큐 열도의 중심이 되는 섬입니다. 본디 그곳에는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지닌 '류큐 왕국'이 있었지요. 그러나 1609년 일본 가고시마의 영주에게 정복되고, 1879년에는 열도 전체가 일본의 행정구역인 '오키나와 현'으로 편입되었습니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이곳에 군사 기지를 세워 아시아 침략의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오키나와에서는 엄청난 비극이 일어납니다. 미군의 상륙작전으로 전투가 벌어지면서, 양쪽 군인 10만여 명과 오키나와 주민 12만여 명이 죽은 것입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미군의 포격에도 죽고, 미군에게 협조할 것을 의심한 일본군의 총격에도 죽었습니다. 심지어는 일본군의 명령에 따라 주민들끼리 서로 죽이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일본이 패망한 뒤 오키나와는 미국이 다스리는 지역이 되었으며 미국의 군사 기지로 사용되었습니다. 1972년 미국은 오키나와를 일본에 돌려주었지만, 미군 기지는 여전히 남아 주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휴양지로만 알고 있는 오키나와 섬의 슬픈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