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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Jan 19. 2022

마스다 무네아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말과 삶. 

<지적자본론>보다 농익은 책이다. 일본에서 2014년에 나온 <지적자본론>이 '일하는 사람 마스다'를 말하는 책이었다면, 2017년에 출간된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는 '인생을 사는 마스다'를 논한 책이다. 자신이 최고경영자로 있는 CCC 그룹의 사원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쓴 1,500편의 글 가운데, 마스다가 직접 조심스레 선별한 글을 묶어낸 게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이며, 이 책의 원제는 '마스다의 블로그' 增田のブログ 이다.


우선 마스다의 경영철학부터 살펴보자. 이는 2011년에 펴낸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에서부터 이어져온 것인데, 이 책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CCC 그룹은 기획 회사이며, "기획의 본질은 고객가치, 수익성, 사원의 성장, 사회공헌 이 네 가지 요소를 결합시킨 것이다." 고객가치, 수익성 이 2개의 요소는 회사의 기본이라 놀라운 게 아니지만, 사원의 성장 그리고 사회공헌 이 2가지는 보통의 회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다. 대다수 기업이 사원을 갈아먹고, 사회공헌은 그냥 하는 소리다.  


다음으로 마스다의 인생철학을 짚어보자. "마스다는 대학 시절, 동아리 분위기가 너무 좋아 당시부터 회사나 가게를 차린다면 그런 분위기의 집단을 만들고 싶었다." 좋아하는 것을 잘 하려고 했고, 잘 하려는 게 습관이 되었다. 다이칸야마 代官山 프로젝트가 자리잡았고, 다케오시 武雄市 공공도서관을 살려냈다. 환갑을 5년 넘긴 2014년 6월 어느 날, 마스다는 블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인생이나 일이나 처음부터 정해진 것을 하는 게 아니기에 나의 인생과 나의 미래는 즐겁게 설계하고 싶다."    


마스다가 그의 철학을 논할 때 불러낸 역사적 인물은 플라톤, 데일 카네기, 마샬 맥루한, 스즈키 이치로 등이다. 모두 자기의 분야에서 한가닥 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내가 유심히 본 건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이 아니라, 2009년에 사망한 그의 지인 '츠루타'라는 사람이다. 마스다는 츠루타 씨를 "권력이나 편법에 굴하지 않는" 인물이라 생각했고, 그것이 "남자의 삶"이라 여겼다. CCC 그룹이 커지는 상황에서, 츠루타 씨는 마스다에게 이렇게 말했다. "적의 군세가 크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 치의 의기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   


내가 꼽는 이 책의 한 문장은, 그가 2015년 7월에 작성한 '인생을 바꾸는 한 마디'라는 제목의 글 속에 있다. "말은 몸의 무늬다." 말에는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이나 사고방식이 배어 있다. 실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말에 헛됨이 없고 말에 힘이 있는 사람은 분명 그런 삶의 방식을 갖고 있다." 마스다는 매일 아침 사무실을 향하며 직원들에게 '좋은 아침'을 외친다고 한다. 별 거 아니지만, 별 거 아닌 게 아니다. 부박하고 표류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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