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 calm and carry on.
2024년 1월 2일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05시 30분에 일어났고 일어난 후에는 이불을 개고 시원한 물을 마신 다음 몸을 깨끗하게 씻었다. KBS 클래식 FM 을 들으며 스트레칭을 했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나서 식구들과 가벼운 포옹을 했다. 책상에 앉아 류이치 사카모토의 'Aqua' 를 반복해서 들으며 어제 생각한 것들과 오늘 생각난 것들을 플래너에 옮겨 적었고, 창문을 열어 숲속에서 들리는 새들의 소리에 귀를 살며시 기울였다.
2023년에 읽은 책은 총 68권이다. 그 가운데 사마천의 <사기열전>과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집인 <대통령 문재인의 1년>, <대통령 문재인의 2년>을 매달 꾸준히 읽었고 그림책 또한 부지런히 읽었다. 총 68권 가운데 그림책을 32권 읽었으며, 특히 스웨덴 작가들과 스페인어권 작가들의 작품을 짬짬이 읽었다. 이 외 언어와 교육, 말하기와 글쓰기 영역에 속한 책들을 틈틈이 읽었고,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이들의 책을 4/4분기에 드문드문 살펴봤다. 2023년의 책 한 권을 꼽으라면 단연 성파 스님의 <일하며 공부하며 공부하며 일하며>이다.
2023년에 계획했으나 읽지 못한 책도 많다. 2022년에 이어 <논어>를 계속 읽고자 했으나 <사기열전>을 끝내지 못한 이유로 진도를 내지 못 했고, <손자병법> 또한 같은 이유로 차마 엄두를 못 냈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조지 오웰의 작품 또한 연대 순으로 쭉 읽고 싶었으나 시작조차 못 했고, 시사 현안을 다룬 책들도 제때 읽고자 했으나 선뜻 돈을 주고 책 살 용기가 나지 않아 장바구니에 담아 놓기만 하고 연말에 죄다 버렸다. 2023년에 읽지 못한 책 가운데 올해에는 꼭 읽고 공부해야 할 책은 역시 공자의 <논어>와 <손자병법> 2권이다.
2024년의 독서 방향은 고전, 공부 그리고 역사이다. <논어>를 한 편 한 편 내 힘으로 읽고 정리할 것이며, <격몽요결>을 시작으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 연구할 것이고, 한국현대사와 라틴 아메리카사를 꾸준히 살펴볼 것이다. <논어> 공부를 한번 마치면 그 결과를 전자책으로 묶어 낼 계획이며, <격몽요결> 공부를 한번 마치면 그 결과를 매거진 형식으로 발간할 생각이다. 한국현대사는 내 부모 세대를 조금 더 이해할 목적으로 공부할 것이며, 라틴 아메리카사는 친구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공부할 것이다.
2023년이 그렇게 빨리 갈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회사에 갔다가 돌아오니 상반기가 가 있었고 출근을 했다가 퇴근을 하니 하반기가 다 지나 있었다. 2024년 또한 2023년과 비슷하거나 아마 그 이상일 것 같다. 분위기에 이리저리 휩쓸려 대충대충 시간을 보낼 것 같고 마감에 쫓겨 한 달 한 달을 겨우겨우 버틸 것 같다. 더 이상 그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 뭐라도 더 해야 결과물이 쌓이고 뭐라도 더 해야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 또한 익히 알고 있다. 불필요한 시간들을 작정하여 줄이고 없애는 것 말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