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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율의 독서 Apr 03. 2022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H조.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편성이 끝났다. 대한민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속해있다. 모두 인연이 있는 나라들이다. 포르투갈은 2002 한일 월드컵 본선 3차전 상대였고, 우루과이는 2010 남아공 대회 16강에서 만났다. 가나와는 2009 이집트 19세 이하 대회 8강에서 붙었다. 축구 외적으로도 관심이 가는 나라들이다. 포르투갈하면 1755년 리스본 대지진과 소설가 주제 사라마구가 떠오르고, 우루과이하면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와 영화 <12년의 밤>이 생각난다. 가나는 무엇보다 방송인 샘 오취리의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내게 니콜라스 시라디 Nicholas  Shrady 가 쓴 <운명의 날 : 유럽의 근대화를 꽃피운 1755년 리스본 대지진>으로 먼저 다가오는 나라다. 대지진을 경험한 이들에게 할 말은 아니겠지만 -이 책의 부제처럼- 대참사 이후 포르투갈과 유럽은 역사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 냈다고 한다. 주제 사라마구 Jose Saramago 역시 포르투갈을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가 쓴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는 국내 해냄 출판사에서 100쇄나 찍어냈고, 카뮈의 <페스트>와 서로 견주어 읽으면 그 맛이 더욱 살아난다. 


우루과이는 내게 작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Eduardo Galeano 의 나라다. 베네수엘라의 전 대통령 우고 차베스 Hugo Chavez 가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Barack Obama 에게 선물한 책이 바로 갈레아노가 쓴 <수탈된 대지>이며, 나는 갈레아노의 책을 읽으며 비로소 아메리카 대륙을 이해하게 됐다. 영화 <12년의 밤 La noche de 12 años> 또한 우루과이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우루과이라는 나라에 더욱 호감이 생겼고, 우리처럼 군부독재정권을 극복한 우루과이 국민들에게 깊은 경의를 느꼈다.


가나는 내게 방송인 샘 오취리 Samuel Okyere 의 나라다. 축구선수 마이클 에시엔 Michael Essien 이 내가 아는 유일한 가나 출신 유명 인사였지만, 이제 가나하면 샘 오취리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여러 안타까운 설화들로 예전의 명성이 바랬지만, <비정상회담>에서 본 그의 활약은 가히 눈부셨다. 그는 늘 당당했고, 꿈이 많은 청년으로 보였다. 방송인으로 점점 성장하는게 보였고, 여러 외교적 언사도 말끔해져갔다. 하지만 지금 그는 여러 갈등과 구설수로 인해 대중에게 잊혀진 존재가 됐다. 한 인간으로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월드컵은 올림픽처럼 늘 논란을 남기는 대회이다.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지가 정해지기 전부터 다툼이 많았던 대회이고, 특히 축구장 신축 때 네팔 노동자들을 불법 고용해 그들의 노동을 착취한 사례가 도드라졌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갈레아노의 <축구, 그 빛과 그림자>에는 이러한 어두운 면들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경기를 보며 뛰는 심장을 느끼는 것도 좋겠지만, 축구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H조에 속한 4개 나라는,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독재를 경험한 공통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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