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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교에서 비나이다

엄마의가출일기


대부분의 관광지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는 곳을 마주하게 된다. ‘시시해’, ‘유치해라고 콧방귀를 뀌다가도 막상 앞에 서면 사뭇 진지해진다.  곳을 방문하는 수십만 명의 간절한 손길이 닿이고 닿아 반질반질해진 곳에 어느새 나도 손을 대고 소원을 빌고 있다. 소원이 뭐라고. 부산 해동용 궁사의 득남불 배는 닳고 닳아 반딱거리고, 양양 낙산사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을 걸을 때면 주고 받던 말들은 없어지고 마음  소원에 집중하게 된다. 프라하 카를교에도 그런 전설  있었다.


카를교에는 수많은 성인상들이 있지만, 전 세계 여행자들의 많 은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성인상은 단연 얀 네포무츠키의 성인상일 것이다. 얀 네포무츠키 발치에 있는 2개의 동판은 재 미있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네포무츠키는 다리를 완공시킨 , 바츨라프 4 시절의 궁정신부였다. 당대의 왕들은 혈통이나 나라의 이익을 위해 정략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애초에 애정이 없는 결혼을 하다 보니 고위층에서는 비공식적인 애인을 두는 경우가 빈번했다. 바츨라프 4세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번의 정략 결혼을 통해 마지막으로 얻은 왕비가 상당히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츨라프 4세는  왕비를 총애했고, 왕비를 많이 아낀 만큼 ‘왕비가 혹여 누구를 만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과 불안감도 감추지 못했다.


그러던 , 바츨라프 4세가 잠깐 궁을 비웠다 돌아왔더니 신하 하나가 달려와 “폐하께서 자리를 비우신 사이에 왕비님께서 궁정 신부를 불러서 고해성사를 하는 모습을 제가 목격했습니다.”라고 귀뜸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츨라프 4세는 고해성사는 죄가 있으면 하는 것이고,  죄라는 것이 왕비의  륜문제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왕비의 부정에 분노한 바츨라프 4세는 불륜 증거를 잡기 위해 고해성사를 들었던 궁정신부  네포무츠키를 불러 고해성사의 내용을 말하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해성사 중에 들은 말은 자신의 몸을 통해 신에게 가는 말이기에 누구에게도 발설하면 안된다는 성직자의 윤리를 지킨 것이다.


바츨라프 4세는 분노했다.  네포무츠키가 왕비의 불륜을  겨주려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모진 고문에도  네포무츠 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머리 끝까지 화가  바츨라프 4 세는 병사들에게 지시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는 그의 혀를  아냈고,  네포무츠키를 카를교 위로 끌고가서 블타바강으로 던져 버렸다. 그런데 물에 던져진  네포무츠키의 시신은  바로 가라 앉았는데,  달이 지나도 시체가 떠오르지 않았다.  달이 지난 , 시신은 던져진 바로  장소에 떠올랐다.  물에 떠내려 가지도 않았고 죽을  모습 그대로라 한달간 잠겨있던 시신이라   없었을뿐더러, 시신의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5개의  모양이 떠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를 기적이라 여긴 사람들은 바츨라프 4세에게 탄원을 올렸고, 바츨 라프 4세는  시신을 수습하여  비투스 성당에 고이 안치했다.


- RuExp 프라하팀, 프라하 이야기 중에서 -


카를교의  네포무츠기 동상의 부조판에 야사의 이야기를  현해 놓았다. 왼편에는 충성스러운 강아지가 있고, 오른편에는 다리에서 떨어지고 있는  요한 네포무크와 왕비이다. 왕비는 “이렇게 아름다운 프라하, 내가 지금은 떠나지만 죽기 전에  다시 돌아오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왕비는 그녀가 남겼던 말대로 다시 프라하로  아왔다. 그래서 동판의 왕비 부분을 만지면 언젠가 이곳에 다시 돌아올  있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게 되었다. 프라하의 매력에  빠진 여행자들은 다시 찾아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왕비를 쓰다듬었고, 손길이 하고 더해져 더심하게 반질거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 머리 위로는 다리에서 떨어지는  네포무츠키가 묘사되어 있는데, 그를 쓰다듬으면 다리에서 떨어져 죽은 성인의 영혼을 위로하는 것으로 만지는 사람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여행자들이 저마다의 소원을 담아 손길을 더한 결과 반질반질 거리다 못해 빛이 나고 있었다.


그리고 왼쪽 동판은 바츨라프 4세가 사냥개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는데, ‘개가 인간에게 보여주는 맹목적인 충성심 상징한다. 바츨라프 4세의 사냥개를 만지면 반려견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프라하에서는 반려견을 동반한  여행을 즐기는 이들을 많이   있는데, 이들은 왼쪽 동판도 꼬옥 쓰다듬고 지나쳤다.


수줍지만 그러나 진실하게  또한 오른쪽 동판에 있는 왕비와  네포무츠키를 쓰다듬고 있었다. 왕비를 쓰다듬으면서 딸과 함께 프라하를  다시 찾게 해달라고,  네포무츠키를 어루만지면서는 정성스럽게 소원을 빌었다. 소원이 뭐냐고? 그건 비밀이다. 네포무크가 여왕의 비밀을 끝까지 지키다 카를교 아래로 던져지고 만들어진 전설인데, 소원이 이루어지려면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된다.  이루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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