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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피플웨어(peopleware)

조직문화 영감따기

피플웨어 이야기의 전제

우리 업무에서 주요 문제는 본질적으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학적인 문제다.




피플웨어Peopleware는 우리가 업무에서 겪는 주요한 문제들은 사실 알고보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학적 문제라는 전제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발조직을 대상으로 써내려 가는 이야기들이지만, 비단 기술 조직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공동의 목표로 함께 모여 결과를 내는 모든 조직에 공통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조직을 떠나는 이유는 업무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에는 관계/사람의 문제에서 시작된다고. 그게 바로 '사회학적 문제'이지 않을까. 때마침 이런 문장이 나온다.


                                     우리는 사실상 인간 의사소통 업계에 종사한다.

우리의 성공은 참가자들의 좋은 인간 관계에서 얻어지며, 우리의 실패는 부실한 인간관계에서 얻어진다. 


의사소통 업계에 존재한다는 말, 참 많이 공감가지 않는가? 업무를 하며 겪는 어려움, 실패의 대부분의 과정이 "의사소통"에서 일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성공하는 조직은 좋은 인간관계, 건강한 소통에 기반한 팀 문화에 바탕을 두고, 실패하는 조직은 이기주의가 만연하며 부실한 커뮤니케이션 다리 위에 있다. 




공간에 관하여

지금 내가 속한 조직은 공간을 '문화를 담는 그릇'으로 정의내리며, 일하는 문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고 있다. 공간은 회사가 갖고 있는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매개이다. 그래서 공간 자체도 우리 조직이 일하는 방식과 추구하는 가치에 맞닿을 수 있도록 1)워크 스페이스와 2)코워크 스페이스로 나누어 개인의 업무집중 공간과 팀웍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을 의도적으로 마련해 두었다.


피플웨어에서도 개인의 몰입을 보장할 수 있는 공간과 팀웍을 발휘할 수 있는 공용공간의 밸런스를 강조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내 책상, 자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잠깐 환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하물며 창가자리는 직장인들에게 VVIP 좌석이 아닌가. 우리가 학창시절 공부할 때 꼭 집에 있는 내 책상 앞에서만 공부가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카페나 도서관 등 트인 공간 속의 무리에서 하나가 되어 공부를 할 때 괜히 공부가 잘 되는 것처럼 회사에도 그런 공간, 일상의 환기가 될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들 느낄 것이다. 


 개인이 업무를 위해 몰입하는 순간도 필요하지만, 팀웍을 발휘하기 위한 환경조성도 분명히 필요하다는 것을 피플웨어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단결된 팀은 소통이 밀접하고 배타적이며 팀 활동에서 느끼는 기쁨과 팀 소통에서 얻어지는 에너지가 중요한 만큼 팀과 팀원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팀웍을 강조하는 회사라면, 혹은 강조하고 싶은 회사라면 이 부분은 꼭 고려해보기를 바란다. (그런 공간에 놓이면 분명 달라져요... 공간의 힘을 믿습니다.)


이처럼 업무환경은 1) 개인 업무의 몰입을 강화하고 2) 팀웍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촉진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간이 공간의 쓰임에 맞게 잘 사용될 수 있도록 미화적 관점에서 환경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간 속에서 동료들과 함께 조직의 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역할도 중요하다. 


그래서 피플실은 공간에 배려의 비트라는 음악을 틀어 업무 공간 속에서 소소한 잡담을 나누거나 의견을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게 만든다. (사실 소음은 방해받지 않는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이슈가 있다. 피플웨어에서도 수학문제를 풀 때 음악이 있어도 노상관인 사람은 BGM이 방해가 되지 않지만 아닌 쪽은 방해가 된다고 설명한다. 어떤 것이 최고/최선의 환경 조성일지는 그 조직문화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또 우물가라 불리는 사무실 입구에 있는 공간에서 함께 음식을 나눠먹으며 소통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거나, 코워크 스페이스에서 자연스럽게 축하를 나눌 수 있게 하기도 하고 때론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그리고 공간 곳곳에는 회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메시지를 포스터 혹은 시트지로 담아 일상 속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소리없이 말을 건네고 있다.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할 수 있도록, 또 함께 일하는 동료와 팀웍을 자연스럽게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 그 힘은 바로, 공간에 있다. 

 


그리고 피플웨어를 읽다보니 조직문화를 가꿔나가는 피플실 멤버로서 지금 애쓰고 있는 일의 의미를 짚어 볼 수 있었다. 


의사소통 업계에 종사하는 우리가, 만사소통(?)을 위해 하는 일은!


함께 밥한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집단이 모여 결속력을 다지기에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좋은 것이 어디있을까. 이 책의 다른 챕터에서 한 회사가 한 달에 한 번 '점심 때 전통 음식 가져오기' 행사를 통해서 서로 국적이 다른 동료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 회사에는 [우아한런치]라는 제도가 있다. 지금 컬쳐커뮤니케이션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런치는 현재의 상황에 맞게 '우아한랜선런치'로 변형하여 베타로 실행해보고 있다. '우아한런치1.0'이 전사 구성원 모두 랜덤으로 조를 편성하여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구성원과 같이 밥한끼 하며 소통하는 시간이었다면, 2.0은 컨셉을 기획하여 모임의 주제를 달리해 다양한 집단이 '밥한끼를 통해 관계를 이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될 것 같다. 아, 이 전제가 빠졌구나. "재택근무 상황 속에서도"


팀원들 간에 일상적인 소통을 만들어내는 일.

정말 많이 와닿은 문장이다. 재택근무로 1년 이상 일을 하며 '말할 기회가 없어요' '소통이 단절되었어요' 등 비슷한 이유로 재택이 주는 구성원의 우울감을 들으면서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했고먼저 '랜선팀빌딩'을 해보자에서 시작하여 '팀웰컴온_베타'을 시작하게 되었었다. 그리고 발전시켜 나가 WOW타임이 만들어졌다. WOW타임(Welcome Ontact WOOWAWORLD)은 우리 회사의 조직과 팀원들 간의 일상적 소통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피플웨어를 통해서도, WOW타임을 기획할 때 중요한 전제로 삼았던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업무적 대화만 존재해서는 팀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
2) 반드시 일상적 소통/ 개인의 정서적 교감이 동반되어야 한다.
3) 팀원들과의 연대감이 형성되면 조직 결속력이 강해진다. 


우리는 WOW타임을 진행하며 위 3가지 전제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그래서 WOW타임은 근무형태가 어떤 식으로 변화든 간에 좀 더 자연스럽게 우리 회사의 조직들이 일하기 좋은 커뮤니케이션 분위기를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할거라 믿는다. 우리다운 문화의 한 꼭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은 누구나 공동체Community에 속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다. 그래서 매력적인 공동체 구축은 회사관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목표가 된다. 왜? 속하고 싶은 매력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1)더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게 하고 2)함께 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좋은 동료로서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니까. 이상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람과 문화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이런 믿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스터디하고 있는 Employee Experience라는 책에서도 굉장히 임팩트 있는 문장이 있었다. 



Community, not corporation!


여기서도 결국 직원의 몰입을 일으키는 것은 함께 일하면서 '경험을 공유'하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비단 팀의 프로젝트 업무 단위를 함께 경험하는 일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우리 조직은 일하기 좋은 문화를 만들어 구성원들이 좀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상적 소통', '동료와 함께 하는 행복한 경험의 순간'이 좀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 공동체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직몰입: 조직 구성원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 가지는 심리적 애착 및 몰입감 


우리의 일이 구성원들에게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또 앞으로도 우리는 꾸준히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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