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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조직)문화는 똑같아요.

브랜드는 약속이다

대학원에 입학하고 들었던 첫 수업에서, 교수님이 아주 강력한 문장 하나를 마음 속에 심어주셨다. 


브랜드는 약속입니다. 

이 문장 하나면 다 설명이 되는 듯 하다. 

브랜드는 고객과의 약속이자,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멤버들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우리 브랜드는 이런 친구(?)야. 매력있지? 계속 사랑해줘~" 

고객이 OO이라고 느꼈으면 하는 이미지가 있고, 그에 맞는 서비스 환경, 마케팅/프로모션 활동들을 통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그래서 고객은 **브랜드하면 연상되는 이미지와 경험의 과정들이 있는 것이고 일종의 '약속'처럼 자리잡게 된다. 


#브랜드관점에서 먼저 살펴보면

어느 날 애정하던 **브랜드에서 종전과는 다른 행보를 걷는데, 그 길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변했어" "원래 OO은 안그렇잖아!" 온갖 추측이 난무하다가 결국 갈아탄다. 두 가지다. 1)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았던가 2) 정말 그 브랜드가 변이해서 변심하게 되었던가


이미지와 정체성이 일관성있게 일치되는 브랜드는 사랑받기 마련이다.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빛도 좋고 맛도 좋은 살구여야 한다. 이미지야 요즘 워낙~ 비쥬얼 브랜딩을 잘 하기 때문에 마음 먹은대로 표현해볼 수 있다지만, 정체성은 좀 다르다. 


정체성 이야기를 하려면 조금 인용이 필요할 것 같은데...!

브랜드의 정체성(identity)을 구성하는 요소는 학자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맥락은 비슷하다. 많이들 이야기하는 - 데이비드 아커 교수와 장 노엘 캐퍼러 교수의 아이덴티티 모델이 있다.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


캐퍼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모델

*브랜드디자인학연구 제26호 아티클에서 인용



데이비드 아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1) 제품으로서의 브랜드 2) 조직으로서의 브랜드 3) 사람으로서의 브랜드 4) 상징으로서의 브랜드 4가지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캐퍼러는 브랜드의 내적 본질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무의미한 단어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뮤니케이션과 제품과 관련된 기억의 조합으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제품/서비스의 특징, 개성, 관계, 문화, 소비자 반영, 자아이미지라는 6가지 측면을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아, 무슨 말인지 알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겠는데... 다시 정리해보면!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소들 중 제품의 특징이나 상징적인 측면은 정체성 형성의 중요도로 따졌을 때 2할 정도 될까. 개인적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는 조직으로서의 브랜드(문화), 사람으로서의 브랜드(개성, 관계)라고 생각한다. 다른건 어찌어찌 카피할 수 있다지만, 이 둘은 글쎄...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을까?!


샤오미가 아무리 애플처럼 보여지려 애써도 샤오미는 애플의 개성과 문화를 따라갈 수 없다. 여느 스포츠 브랜드가 나이키가 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 그 이유는 제품 자체의 기능적/심미적 특징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그 브랜드가 뿜어내고 있는 브랜드 문화와 개성의 아우라라는 강력한 차별점이 있다.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신뢰'를 바탕으로 점점 두터워지고 고객과 브랜드는 상호간에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약속'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브랜드는 기대하는 방향대로 나아가야, 계속해서 고객의 신뢰와 충성을 받을 수 있다. 


구구절절 어렵게도 설명했는데, 쉽게 요약하자면!


사랑받는 브랜드는 이미지와 정체성이 일치될 수 있도록 고객과의 약속을 잘 지켜낸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보장하고, 갑자기 성형한듯 다른 이미지로 나타나지 않고, 갑자기 사춘기가 찾아온 듯 성격/개성이 변하지 않고, 갑자기 집안분위기가 바뀌지 않는다...! 변해도~ "예측가능하게" 변한다. 그것이 브랜드가 고객과 지키는 약속의 과정이다. 


아주 작은 규모일 때의 브랜드가 지켜온 모습들은, 조금씩 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진화한다. 규모와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른 변화를 요구받기도 한다. 이 과정 속에서 핵심은 중요하다고 여겼던 가치를 끈기있게 챙겨나가면서 멋있게(진짜 어른스럽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음... 히어로가 지구평화를 위해 일해왔는데, 갑자기 장비와 장기(?)가 업그레이드 됐다고 해서 목적이 변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다만 지구평화를 좀 더 잘 지키기 위해 더 단단해지고, 멋있어졌을 뿐!



#조직문화관점에서 먼저 살펴보면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성요소에 '조직'과 '문화', '개성', '관계'의 요소가 있는만큼 제품/서비스가 지닌 본질 외에 더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필요해 필요해... 뭔가 필요해. 썸띵 스풰셜)


그리고 우리의 고객은 너무나도 스마트하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진심'인지 아닌지 귀신같이 느낀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그 브랜드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리고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 브랜드는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놉! 댓츠 노놉!)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는 브랜드를 깊이 파고들면, 그 브랜드(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멤버들의 자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자부심의 영역에는 물론... 수많은 요소가 뒤섞여 있지만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과정에 녹아드는 브랜드=서비스=회사의 비전, 핵심가치, 일하는 문화에서 나온다. 


때문에 조직문화에서도 브랜드 정체성과 일치되는 암묵적 약속들이 오가고, 브랜드와 문화의 정체성이 잘 형성되어 있는 조직에 머무르면 머무를 수록 자신이 만들어가고 있는 브랜드/서비스에 녹아들며 내가 만드는 서비스를, 내가 속한 회사에 애정을 채워나간다. (준며든다~~~ 준며들어~~~) 


그래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일하는 구성원들이 조직문화에 스며들어 "진짜" 브랜드(서비스)를 진심을 다해 만들어낼 수 있도록 [조직과 구성원 간의 관계] 그리고 [조직과 구성원 간의 경험]의 과정을 잘 만들어 나가야 한다. 


1) 조직과 구성원 간의 소통이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2) 함께 일하는 동료가 서로에게 감사하며 건강하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고

3) 우리 브랜드(서비스)가 추구하는 가치를 직접 느낄 수 있는 크고 작은 경험의 순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지금, 나는... 그리고 우리는 잘 하고 있는 것일까.

하고 있는 일들을 다시 정의내리며, 점검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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