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신입 PO의 모험기 (2)

처음으로 맡은 PO 포지션, 해외 팀들과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까지.

by 도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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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를 맡고서 허튼짓만 하다가 팀원들과 합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PO가 뭐하는 포지션인지 프로덕트의 책임자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몰랐고 물어볼 사람조차 없었기에 내가 직접 스스로 찾아 헤매야 했다.


당연히 첫 번째는 구글링이었다. PO는 미니 CEO다, PM과는 다르게 비즈니스적인 측면을 좀 더 면밀히 보는 직군이다 등 다양한 설명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들과 정의들은 내가 속해있는 공동체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이 섰고,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정의한 PO라는 직군과 내가 생각하는 우리 회사만의 PO 포지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처음에는 나에게 주어진 환경을 분석했다.


1. 우선 나는 사수가 없으며, CEO와 다이렉트로 일한다.

2. 나는 CEO가 배정해준 두 팀이 있으며 두 개의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3. 두 팀 모두 해외 팀이며 나는 국내 팀과 프로젝트 단위로 소통할 일이 별로 없다.

4. CEO는 신경 쓸 일, 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렇다면, 나의 포지션은 무엇을 해야 하는 포지션인가?


1. 나는 CEO 대신 실무를 뛰어야 하는 일들이 비교적 많은 포지션

2. 해외팀, CEO와 소통 필요

3. 직급 팀장, 지사 대표와의 소통 필요


환경 분석 - 3에서 명시했듯 국내 팀과 소통할 일이 별로 없지만 나는 현재 지사에 소속된 인원이며 서류에 기록된 나의 상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그들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는 고용자이므로 포지션 분석 - 3 이 꼭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서류상을 떠나서라도 같이 일을 하는 동료들에게 내 업무에 대해 노티를 주는 것은 꽤나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서 분석한 것들을 토대로 내가 해야 할 업무 리스트를 직접 리서치를 통해 작성해봤다.


1. 프로덕트 문서 만들기 - Vision, Mission, Goal 정의 & 단계 설정

2. SRS 서비스 요구사항 명세서 만들기 - 문서 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

3. WBS(Work Breakdown Structure) 작성

4. 컨셉 UI/UX 제작

5. 타겟 설정 및 User Journey 제작

6. 경쟁 프로덕트 분석 자료 제작 및 내부 배포

7. 미팅 요약본 작성 및 내부 배포


위의 것들을 회사 내부 사정에 맞춰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순서를 배열하는 것만이 남았었다. 나는 첫 번째로 프로덕트에 관해 가볍게 쓰인 문서를 작성해서 팀원들에게 전달했으나 컨셉을 만들기에는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아 UI/UX를 어느 정도 직접 설계해보기로 했다.


나는 페이스북으로 '요즘 IT'라는 페이지를 팔로우하고 있는데, 거기에 올라오는 글들을 참고하여 UI/UX 설계상 중요한 부분들을 적용하려고 시도했다.


나는 퇴사한 디자이너가 남기고 간 자사의 디자인 에셋들을 모으고 필요한 건 찾아서 UI 조합 및 제작을 했고, 유저 입장에서 필요한 기능들을 고려하여 위치를 배열하고 서비스의 목적에 맞게 페이지상에 카피라이팅도 해서 내부 팀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랬더니 개발팀을 비롯한 PM 등 팀원들이 동의를 했고 내가 요구했던 PoC(Proof of Concept)의 첫 단계가 1개월 만에 완성되었다.


여기서 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기능들에 대한 상세한 명시, 플로우에 대해 세밀하게 전달하지 않은 부분, 폰트 등의 디자인 통일성 등을 간과한 나머지 내가 전달했던 파일과는 사뭇 다른 랜딩 페이지 디자인을 전달받았다. 전달받기 이전에 나는 다른 업무들로 간간히 밤을 새울 정도로 바쁜 상태였고, 그런 와중에도 해외 팀의 PM으로부터 프로덕트 관련 사항들을 전달받으려고 했다.


'혹시 개발 인력 배치와 일정을 좀 알려줄 수 있을까? 네 담당이니까 나는 널 존중해.'


하지만 나중에 준다, 세부 사항은 좀 있으면 나올 것 등의 답변을 받았고 나는 컨셉 프로덕트의 페이지를 받아보기 전까지 개발 일정과 인력 배치에 관한 사항을 전달받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사뭇 다른 컨셉 프로덕트를 본 당시의 나는 당황한 나머지 어이가 없었다. 아무것도 전달받지 못했고 동의했던 컨셉과는 조금 다르게 팀원들이 설계한 것이다.


- 3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