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런거 하나쯤 있잖아요, 다른건 몰라도 이건 잘하고 싶은 그런거
그렇게 우여곡절과 좌충우돌을 거친 후에 최종적으로 우리의 사업방향이 정해졌다. 우리에게 주어진 두가지 선택지 중, 어떤 그림인지는 나름대로 보여 할만해보였던 1번 대신 사실 누구도 잘 모르겠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머나먼 모험 2번을 택했다. 이런 결정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고 말이다
(글을 쓰는 현재 시점에 이 선택에 대해 다시한번 반문해도 나는...그대로 선택할거 같다!)
방향성을 토대로 이 서비스를 구체화 해갔고 앞으로 있을 경영진 1차보고를 위해서는, 그리고 우리 사업의 앞날을 위해서도 부를 명칭과 슬로건 로고 등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브랜딩이라고 일컫는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했다. 뭐 지금은 그래픽까지 완성되진 않더라도 대충 심볼정도라도.
'시작이 전부다' 라는 말처럼 서비스에 있어서 첫 단추와 같은 네이밍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성공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름만 딱 들어도 무슨 서비스인지 알거 같지만 힙하기도한 그런 직관적인 네이밍과 로고를 가지고 있다.
사내벤처에 오기 전까지 내가 속한 팀의 이름은 많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았던건 역할이 하나 있다면 바로 이런 일시적이라 브랜딩이라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이런 오프라인이든 프로덕트든 브랜딩이라는 옷을 입히는 역할이였다. 업장이 오픈하면 필요에 따라 사이트 브랜드를 만들기도 하고, 기존에 있던 브랜드를 리뉴얼해보기도,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그래픽을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 분들과 기획해보기도 하고 각종 홍보물 등에 업장마다 제대로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했었다.
눈물 없인 볼 수 없었던 돌이켜 보면 나름 값진(?) 경험들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브랜딩의 나름 몇가지 원리(?)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1.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옛날에 팀에서 이런 일들을 하다보면 이런 명칭 어때요? 이런 컨셉을 제안합니다 하는 경우가 많았다. 팀 선배분들 중 한 분은 "그거 어디서 들어본 느낌인데, 넌 맨날 어디서 들어본거 같은걸 말하더라, 따라하지말고 창작을 해야지"라고 하셨었다. 그 말을 듣고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하지 않고 삼켰던 생각이 있다.
과연 세상에 완전한 창작이라는게 존재할까? 하는 물음이다. 무에서 유라는 개념이 있을까? 세상에 없던걸 만드는게 가능한걸까? 자기 나름의, 자기 스타일대로 '존재하는 것들을 연결시키고 변형시키는것'일 뿐이라게 내생각이다. 결국 그 창작자도 어디선가 습득하고 학습된걸 어디서 보고 듣고 느낀것들을 자기 나름대로 재조합하거나 재구성하는것일 뿐, 그때 들었던 이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변형이나 패러디 로부터 연습하여 이전가치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하여 후에 창작된것이 전작을 집어 삼키면 그것이야 말로 훌륭한 창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케터나 크레이티브한 일, 창작을 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은 무조건적으로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습득하고 내 방식대로 내 관점대로 해석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경험이 그 노력이 바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조물주마냥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당신이 연금술사 같은 창조 능력이 없다면!
2. 첫째도 둘째도 직관적이여야 한다.
이건 사회생활로 얻은 지혜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중에 돌아봤을때도 맞는 부분이다. 내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산업군에 오래 근무하다보니 느낄 수 있기도 하지만, 의사결정자들은 물론이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무척이나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며 철두철미한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감정에 이끌려 결정하고 행동한다.
이런 주관적인 영역인 브랜드 로고나 디자인 컨셉 등에서도 이점은 똑같이 적용된다. 사족을 많이 달겠지만 결국 마음에 안든다는거고 수정하라는 소리였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당신보다 어느정도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이나 유행이나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직관적인것 앞에는 장사가 없다. 결정을 빨리 받고 싶다면,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면 두단계 이상 연상하거나 사고해야 이해 할 수 있으면 좋지않다. 대부분 그런 추상적인것들이 멋은 나지만 의미전달이 어려워진다.(오래 그리고 깊이 생각하다보면 오히려 이런 어려운 네이밍만 생각나게 되는 덫에 빠지기 쉽다.)
사명이나 내부적으로 이것들을 이미 너무 잘 알고 있는 것들은 상관없다. 그런 멋드러진 가치나 추상적인 표현들을 써도 관계 없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내보일 서비스명이나 이 정보와 콘텐츠 서비스의 홍수 속에서 내 서비스가 기억되어야 한다면 인지라는 과정이 필요하다면 첫째도 둘째도 직관적이여야 한다.
3. 히든 공식 : 익숙함+나다움
익숙한 대명사나 단어에 나다움을 더한 변형을 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공식을 어떻게 적용하는건가요? 물어본다면 합치지 않는 단어 두개를 합친다던지, 유명한 문구의 패턴을 그대로 하되 내가 담고싶은 가치로 바꾼다던지 하는 일이다. 어디서 들어본 문구나 패턴은 유지하되, 나만의 색깔로 변형이 되면 백전불패다.(철저히 내 경험 기반) 거기에 플러스로 그 기존의 패턴이나 단어 대명사의 어떤 일부분과 나다움의 영역이 유사할 수록 잘지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이 단계도 수많은 고민과 사고 끝에 네이밍과 로고를 개발할 수 있었다. 실제로 경영진 보고에서도 2차 커미티에서도 우리의 서비스 네이밍과 슬로건 그리고 로고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누가지엇냐며 칭찬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뒤에는 사실 정말 많이 노트를 끄적이고 오래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고 그랬다.
그냥 그런게 있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으면 해서 이거는 누구보다 잘하고 싶은 그런거!
+ 차후 서비스가 오픈하면 밑에 우리의 서비스명과 슬로건 그리고 의미를 담은 포스팅을 다시 공유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