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 까 고민하다 4개월만에 쓰는 마지막 이야기
2차 게이트 평가는 1월 말에 진행 되었다. 마지막 1주일은 우리모두 야근을 하면서 마지막까지 열심히도 준비했다. 그로부터 4개월이나 지난 오늘, 6월이 되서야 이렇게 기록하게 되었다. 기록 하는 걸 잊은 게 아니라 이 값진 우리의 여정을 어떻게 마무리를 지으면 좋을지 고민을 하다가 시간이 훌쩍 다 지나갔다.
마지막 보고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맡았던 과장님은 대표이사님의 질문에 눈물을 쏟기도 하셨고, 나도 마지막으로 멤버분 아내가 준비해 주신 파잇 케이크를 보며 평소 대문자 T라고 놀림받던 나같지 않게 눈물을 쏟았다. 그만큼 애도 많이 쓰고 애정도 많이 쏟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2여 년 만에 사내벤처로 야심 차게 시작하여 사업으로까지 발전시켰던 서비스를 우리가 직접 키우는 측면에서는 종료하게 되었다. 2월까지 마무리 작업을 위해 주어진 시간 동안 그동안 정들었던 사무실을 정리했고, 우리는 또 각자의 자리에 배치되어 뿔뿔이 흩어졌으며 우리의 인턴은 학교로 돌아갔다.
그리하여 2년간 기록했던 나의 모험기.. 사내벤처 기간이 끝이 났다. 마지막엔 시원섭섭해서 우리끼리 회식도 많이 하고 나름 추억도 많이 쌓았다. 이젠 가족 같아져 버린 멤버분들과는 아직도 간간히 연락하며, 다 새로운 부서에 발령받고 인턴도 합류하여 다같이 한번 회식도 했을 만큼 시간이 지났다.
생애자산관리 수업 첫 시간에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이라는 질문에 교수님은 인적자산이라는 답을 주셨던 것이 인상 깊어 마음에 남았다. 지나고 보니 나도 그런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네 사람을 얻은 것만 해도 나에게는 충분히 투하 자본 대비 효용성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중하고 값진 시간의 마무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나는, 다니고 있는 MBA 전문주제 연구로 사내벤처 제도에 대해 연구해 보기로 했다. 주제 연구 목적을 표면적으로 이렇게 기술할 수는 없지만, 진정한 내 연구 목적은 먼 훗날 나중에 나처럼 큰 꿈을 안고 도전하는 이가 있다면, 부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원 없이 도전해 볼 수 있길 바라는 게 진정한 내 전문 주제 연구의 목적이다.
어린이 바둑 선수 시절, 이기던 지던 다시 복기해 보라고 배웠던 거처럼 다시 한번 이 모든 순간을 복기해 보며 이 제도의 개선 방향과 신사업 전략으로서 유효하기 위한 바를 내 나름대로 결론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기엔 온 정성을 다해 내가 사랑했던 이 프로젝트에 대한 나와 프로젝트의 진정한 끝이라고 생각했다.
무엇이든 시작만큼 끝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사내벤처 마지막 기록은 결국 사내벤처로서 독립 분사 하진 못했지만, 이 과정을 겪으면서 내 나름대로 생각한 이 제도의 개선 방향을 기술하며 마쳐보도록 한다. 다시 돌이켜봐도 살짝 마음이 촉촉해지고 울컥하는 걸 보니 꽤나 값진 시간이었던 거 같아서 후회는 없다.
그럼 오늘부터 벼락치기로 적어 내려갈 전문 주제 연구로, 이 제도가 향후 어떻게 운영 되면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비교적 덜 겪으며, 보다 나은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글들로 이 긴 대장정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파잇 이젠 널 보내줄게! 그럼 에필로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