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보면 그 사람까지 알 수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글쓴이는 얼마든지 글 안에서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군가 제 글을 읽고 "참 좋은 사람 같아요"라고 말하는 걸 듣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꽤 자주 제가 쓴 글에서 좋은 사람으로 꾸며졌다는 걸 제가 제일 잘 알아서 그랬죠.
그런데 김신지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계속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이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구나."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ㅡ무엇보다, 사계절 중 겨울을 제일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네 번째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낫다. 우리는 사실 어떤 계절도 진심으로 싫어하진 않으니까. 그건 역시나, 돌아보면 좋은 일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의 사려 깊은 말은, 계절을 잘 살아내는 삶의 태도는 정말이지 너무 좋아서 결국 이렇게 믿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는 분명 좋은 사람일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