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확신을 어떻게 갖나요?"
이연실 편집자님의 『에세이 만드는 법』 강연 말미에 나온 질문이었다. 그런 질문이 나올 만도 한 게, 편집자님은 책 제목이나 띠지 문안에서 상당한 자신을 보였고, 반대하던 저자마저 잘 설득하는 기술이 있어 보였다. 그는 거침없이 바로 답했다.
"저 자신을 그 문제에 투영하고 고민한 시간이 있기에 확신합니다. 몇 장, 몇십 장의 브레인스토밍을 하거든요.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하기에 자신이 있습니다."
하긴, 자기 확신을 가지기 위한 별다른 비법이 있을까. 그 어떤 누구보다 내가 가장 많이 헤아리고, 톺아본다면 절로 확신이 생기지 않을까. 그럴 자신이 없거나 여력이 안 돼서 슬쩍, 어느 정도 선에서 손 놓은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편집자도 아닌 내가 이 강의를 듣게 된 까닭은 하나였다. 편집자님들의 일과 마음을 엿보고 싶어서. 그렇게 조금이라도 그들을 이해하고 나면 앞으로 어떻게 글을 써나가야 할지 방향이 잡힐 것도 같아서. 그런데 이 강의에서 나는 뜻밖에도 이연실 편집자라는 사람의 진심에, 매번 더 많은 걸 배우고 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