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으로 10년을 비행하며 기내에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봤다고 생각했는데...
택도 없더군요:) 오히려 비행기에선... 기내라는 낯선 환경이 주는 두려움과 긴장감 때문에
소위 말하는 진상이 '자주'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은행에선... "내 돈 니네가 가지고 있고, 그걸로 너 월급 받잖아!" 이런 거친 마인드의 고객님들이
순식간에 진상으로 돌변하는 걸 목격하는 요즘이어요.
소리를 지르고, 욕하고, 물건을 던지거나 난동을 피워서 경찰이 출동하게 만들었던 고객들을
그 사이 많이 만났지만, "노인들에게 친절하지 좀 맙시다!"라고 아주 당차게 말한 고객님이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그 발언이 얼마나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한 말이겠고, 그걸 모른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어서... 책에 썼던 문장을 다시 되새기며, 월요일부터 더욱 비장하게 일해야겠어요.
"길을 나서면 음식점이나 공항, 또는 터미널에서 헤매고 있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글씨가 작고 터치스크린 위치가 높아 노인이나 장애인이 사용하기 어려운 키오스크 자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지만, 우선 그들 곁에서 도와줄 수 있는 내가 있고 시민이 있다. (중략) 집에서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알아보지 못해 발로 뛰어다니는 노인들에게 조금 더 친절해질 필요가 있다.
길을 나서면 여전히 많은 노인이 보인다. 그리고 그 노인들보다 더 빠르게 걸어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사람들은 급해 보이고, 바빠 보인다. 말 한 번 붙이기 어려울 만큼."
(중략)
교육이 시급하고 시스템부터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만 하기보단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내가 도울 수 있는 사람에게 나부터 먼저 다가가기로 다짐.
#나는멈춘비행기의승무원입니다 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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