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마케터를 위한 면접 준비요령
대부분의 업계가 그렇지만, 게임 회사 역시 회사마다 지향하는 방향이나 분위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틀에 찍은 듯 명확하게 나오는 정답은 없다. 게임 회사의 특성에 따라, 또는 같은 게임 회사라도 개발사냐 퍼블리셔냐에 따
라, 심지어 면접관의 특성에 따라 판단하는 기준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다만, 면접자와 면접관을 모두 경험해본 입장에서 느낀 점과 생각했던 점들이 지금 게임회사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여 관련 내용들을 정리해보았다. 참고로 지금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경력자가 아닌 신입 마케터 또는 마케터 지망생에게 초점을 두었음을 미리 알려둔다. 모든 면접이 그렇듯 면접의 목적은 면접을 보는 사람이 그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앞으로 필요한 사람, 즉 성장할 가능성을 얼마나 잘 보여 주느냐의 싸움이다. 사실 면접관은 면접 전 인사팀을 통해 건네 받은 서류 상에 적힌 몇 가지 정보 이외에는 면접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래서 1시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면접을 진행하면서 이런저런 질문들을 통해 면접을 보는 사람의 생각을 읽고 가치관을 파악하여 과연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지 판단한다. 그중에서도 마케터와 관련해 빠뜨릴 수 없는 질문 3가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이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으로 면접자는 어떤 내용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우선 마케터가 되기 위해 그동안 자신이 준비한 것들을 면접관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면접 전 필히 장착해야 한다. ‘그냥 무조건 하고 싶다’, ‘가진 건 열정뿐’이라는 말은 면접관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면접
관이 알고 싶은 건 왜 마케팅이 하고 싶은지, 마케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다. 예를 들면, 학창 시절 자신이 참여했던 공모전이나 마케팅과 관련 지을 수 있는 대외 활동 또는 유사 분야에서의 인턴 경험, 게임에 대한 관심도를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무조건 하고 싶다는 열정보다 더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특히나 게임 회사의 마케터를 꿈꾼다면 마케터가 되고 싶은 의지를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하필 다른 분야도 아닌 게임 회사의 마케터가 되고 싶은지 본인의 생각을 충분히 보여 줘야 한다. 게임이라는 콘텐츠의 특성 상 단기간에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면접자는 평소에 자신이 얼마나 게임을 즐기고, 좋아하는지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현재 즐기고 있는 게임의 레벨이라든지 그 게임에 얼마를 과금했는지 등 그게 무엇이든 면접관으로 하여금 정말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라고 믿게 만들 수 있는 몇 가지 이야기들을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 면접관의 입장에서 살짝 욕심을 내비치자면 게임 회사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여러 가지 장르의 게임을 담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딱 집어 특정 장르의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마켓에 올라와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인기게임들을 평소에 충분히 즐기고 있음을 어필하고, 각 장르의 재미와 특성을 설명할 수 있으면 면접 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게임 웹진 또는 지스타 등 게임 관련 행사에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 등을 어필해도 좋은 인상을 심어 주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면접관에게 면접자가 보여 줘야 할 것은 왜 꼭 이 회사여야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심어 주는 일이다. 국내에 있는 수많은 게임 회사 중에 왜 꼭 이 회사인지를 논리적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면접 전 약간의 수고를 들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가고 싶은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인재상, 연혁, 서비스 중인 게임 등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기본이고, 회사가 마케터에게 필요로 하는 업무 내용, 나아가 최근 몇 년간의 기사 검색 등을 통해 현재 이 회사의 주요 이슈,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대략적이나마 이해하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 물론 그런 식으로 얻는 정보들은 때로는 너무 제한적이고 잘못된 정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면접관에게는 이 친구가 빈말이 아니라 정말 우리 회사에 관심이 많이 있었고, 꼭 오고싶어 한다는 의지만 전달되면 충분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면접을 보는 회사가 진행한 게임들의 마케팅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과 대안까지 과감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다만 그 경우 말하는 태도나 자세가 거만하거나 불편한 느낌은 들지 않게 하는 정도의 센스는 갖추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왜 이 회사가 나를 꼭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이 보유한 스킬들을 인상 깊게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나 마케터는 다른 직무보다 더 포괄적이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본인이 게임 회사의
마케터가 되면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자신만의 스킬을 최소한 하나 이상은 면접관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신입사원이라 하더라도 당연히 팀에 필요한 사람을 뽑으려 할 것이고, 이왕이면 마케팅 팀에 꼭 필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으려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는 평범한 지원자와는 다른 특징을 하나라도 보여 주는 지원자에게 더 눈이 가고 마음이 가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만이 가진 능력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그 능력이 마케팅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도 효과적으로 어필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영상 작업에 자신이 있다면 자기소개 영상을 준비하거나, 디자인에 자신이 있다면 게임 포스터를 제작하거나, 남들보다 게임을 잘한다면 자신이 찍은 만렙 게임들을 캡처해서 보여 주는 등 톡톡 튀는 셀프 어필을 하는 것이 좋다. 본인을 면접관들에게 브랜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정성껏 준비해서 손해 볼 것은 없으니 창피하거나 오버스럽다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참고로 면접관으로참여했을 때 물어보는 질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왜 게임 마케터가 되고 싶나요?
•게임 회사의 마케터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나요?
•특별히 이 회사에 지원하는 이유가 있나요?
•만약에 면접 후 다른 회사에 동시에 합격이 될 경우 어떻게 하실 거예요?
•평소에 게임을 즐겨하세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무엇이에요?
•본인이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생각하나요?
•최근에 본 게임 광고 중 기억나는 건 어떤 건가요?
•왜 그 광고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나요?
•게임 슬로건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게 있나요?
•게임 마케팅 중 본인이 생각하기에 잘된 사례와 잘못된 사례와 이유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어요?
•데이터나 숫자를 다루는 데 익숙한가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가장 자신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평소에 독서를 좋아하시나요?
•주로 어떤 책들을 즐겨 읽으시나요?
•최근에 본 가장 재미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게임 회사의 마케터로서 꼭 하고 싶은 마케팅이 있나요?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게임 회사라고 해서 지나치게 편한 복장으로 면접을 보러 오는 면접자가 간혹 있는데 이는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기 어렵다. 아무리 게임 회사라 하더라도 면접은 면접이기 때문이다. 또한 면접
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준비한 것들에 대해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않고 자신감 있게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면접관들은 약간의 망설임이나 질문을 통해서도 면접자가 거짓말을 하는지 눈치를 채거나 또는 거짓말이 아니더라도 오해를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글이 게임 회사의 마케터를 꿈꾸고 있거나 면접을 준비하는 모든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만 마무리하려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