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의 이름은 어떻게 해야 잘지었다 소문이 날까?
게임 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마침내 대망의 출시를 앞두게 되면 가장 고민되는 것이 바로 게임 이름, 즉 네이밍이다. 개발 초기에는 보통 프로젝트명으로 부르며 개발을 진행하다 본격적으로 론칭 준비가 시작되면 서비스를 위한 네이밍을 선정한다. 그러나 네이밍은 반드시 누가 해야 한다는 담당자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기획자가 자신이 만든 게임의 세계관에 근거하여 느낌을 살려 만들 수도 있고 대표님이 어느 날 꿈에서 점지받은 이름이라며 하명을 내릴 수도 있다. 그래도 도저히 마음에 안 들면 역으로 마케팅 컨셉에 어울리는 네이밍을 고민하여 사람들에게 제안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정리된 네이밍 중에서도 이거다 싶은 게 없으면 전사 투표에 붙이기도 한다. 투표 결과가 나오면 그걸로 가느냐? 꼭 그러한 것도 아니다. 1위를 차지한 네이밍이 입김이 센 누군가
의 마음에 안 든다면 이 지난한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어찌 보면 마케팅에 있어서 네이밍은 가장 임팩트 있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마켓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게임 중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네이밍과 앱 아이콘이 먼저 시선을 끌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마켓에 있는 그 지루한 게임 설명을 끝까지 읽어 본 적이 있는가? 어느 정도 게임에 관심 있는 코어 유저가 아니면 마켓에 있는 상세한 게임 소개나 스크린샷을 자세히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단 네이밍이 마음에 들어야 그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되고 더 많은 정보를 보려고 한다. 따라서 네이밍은 마케터 입장에서도 매우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네이밍은 보통 개발사, 사업 PM, 마케터 또는 유관 부서 담당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취합하여 결정된다. 여기에 대행사에도 도움을 청해서 몇 가지 게임과 어울리는 네이밍 리스트를 취합하기도 한다.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퍼블리셔의 경우 담당자들이 회의를 통해 후보에 오른 네이밍 중 하나를 선택하여 대표이사에게 보고 후 정하는 경우도 있고, 회사 내부 직원들의 전체 투표를 통해 정하기도 한다. 또 개발사에 따라서는 자신들이 만든 네이밍을 절대적으로 고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는 마케터가 자신이 생각했던 네이밍을 어떻게든 고수하려고 경영진과 개발사 모두를 끝까지 설득하는 경우도 있다. 네이밍 선정 시 무엇이 옳은 건지 솔직히 정답은 없다. 그저 어떤 프로세스를 거치든 회사에 가장 어울리는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PC 온라인 시절에는 게임명이란 주로 게임이 갖고 있는 세계관 또는 메인 캐릭터의 이름, 대표적인 상징물에서 가장 멋진 단어를 선택하여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예를 들면 <리니지>, <뮤>, <그라나도 에스파다>, <이스 온라인>, <제라>,<선> 등 모두 누가 봐도 게임의 세계관를 담은 게임스러운 네이밍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모바일이 대세가 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각각의 마켓 또는 카카오 게임 리스트에 줄지어 있는 게임들의 수가 어마무시하게 많아지면서 비슷비슷한 네이밍의 게임들이 매주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고, 관심을 끌 수 있는 참신한 네이밍이 자연스레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네이밍도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네이밍 시 무엇을 가장 고려해야 할까? 물론 게
임 회사마다, 게임마다 그리고 네이밍을 짓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본질적인 부분들을 원칙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네이밍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방향을 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장 내 이미 성공한 대박 게임의 네이밍을 활용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한때 줄줄이 나왔던 ‘모두의 시리즈’ 또는 ‘다함께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예로 <모두의 마블>, <모두의 쿠키> 또는 <다함께 차차차>, <다함께 퐁퐁퐁>이 있다.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지어진 네이밍도 있다. 이는 중의적 의미 또는 다른 메시지와의 결합 및 의미의 확장성을 고려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준다. 모바일 액션 RPG 게임 <히트>의 ‘지금 바로 히트’ 또는 <원>의 ‘원한다면 원하라’, <콘>의 ‘유아인콘’ 등이 그 예다. 또는 장르에 따라서 다르게 접근하기도 한다. 특히 RPG 유저들은 본인이 하는 게임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네이밍이 게임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너무 가볍거나 없어 보이거나 기발하기만 한 네이밍보다는 정통 RPG의 느낌이 강하게 묻어나는 네이밍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 예로 <레이븐>, <크로노 블레이드>,<블레이드>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네이밍의 방법론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사실 네이밍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네이밍을 결정할 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특히나 경영진들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방향의 참신한 네이밍을 원하면서도 막상 최종적으로는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가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또 담당자마다 선호하는 방향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마케터가 생각하기에 아무리 좋은 네이밍이라도 그게 최종적으로 결정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어찌 보면 네이밍이 그 게임의 가장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때문에 이 작업이 쉽지 않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라도 최적의 네이밍을 만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다만 그 과정에 있어서 너무 많은 사람의 시간과 기운을 잡아 먹고
게임을 론칭하기도 전에 지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마케터로서 열심히 외치고, 설득했지만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린 네이밍들을 몇 가지 소개하고 마무리 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