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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Jun 16. 2020

사회초년생, 마이너스 통장을 뚫어보자

마이너스 통장 뚫은 썰

마이너스 통장(마통)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절은 한창 비트코인 열풍으로 한반도가 떠들썩했을 때이다. 누구는 100만 원 가지고 몇 억을 만들었다는 '카더라'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쉽게 쉽게 돈 벌어서 부럽다..'라는 생각으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형한테 전화가 왔다.  마이너스 통장을 뚫었다고 했다. 5000만 원 정도 뚫어서 비트코인에 넣었단다.

'어이구.. 그러다 큰 일어날 것 같은데... 형이 제정신이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형은 5000만 원을 투자해서 1억을 벌었다... 부럽다.


'.....,......'


그때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예전부터 대출은 '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았다. 


우리 집은 '돈'을 주제로 이야기한 적이 잘 없다. 유대인들은 가정에서부터 경제, 금융 교육을 그렇게 시킨단다. 밥 먹으면서 경제, 돈, 재테크에 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한다. 미국 부자들중에 왜 유대인이 많은지 이제 알겠다. 실제로 유대인들의 바이블인 '탈무드'에 70%는 '경제'이야기라고 한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탈무드를 반복적으로 읽고, 그 책에 대하여 부모님게 입이 닳도록 토론한다.



학교에서조차 배우지 못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 정도는 기억에 남는다. 주야장천 수용 곡선과 공급곡선을 그렸다. 이리저리 많이 선을 그었다. 그게 다였다. 대출하는 법, 부동산 매매계약서 쓰는 방법, 전세자금을 잃지 않는 방법, 금리가 주식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배운 적이 없다.


남 탓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면 된다. 알려준 사람이 없는 덕분에 더욱 호기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중이다. 마치 하면 안 되는 것을 도전하는 것처럼 말이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나도 마이너스 통장을 뚫었다. 나는 전문직도 아니고, 일한 지도 오래되지 않아서 큰 금액은 대출이 되지 않았다. 3000만 원 정도가 뚫렸다.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쉽게 말해 우리 집에 3000만 원짜리 현금이 담긴 냉장고가 생긴 것이다.. 돈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쓰면 된다. 대신 빌린 돈에 대해서만 이자가 하루단위로 계산된다. 그리고 매월 미리 정해놓은 날짜에 청구된다. 


내가 노트북을 사고 싶어서 200만 원을 인출하면 통장에 -2,000,000이 찍힌다. 마이너스 통장 금리가 4%라고 한다면 한 달에 200만 원을 사용한 비용으로 8000원(커피 한잔)이 인출된다. 일 년 동안 200만 원만 썼다면 96,000원을 내면 된다. 연말에 갚을 때가 됐을 때 2,096,000원을 갚으면 된다.


즉, 내가 쓴 돈에 대해서만 마이너스가 붙으니, 돈에 대한 사용료를 내면 된다. 쉽게얘기해서 돈 빌려주는 친구가 생긴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마이너스 통장을 뚫을까? 


첫째, 생활비로 쓰는 경우다. 일단 현금이 없으니 먼저 뽑아서 현금처럼 쓴다. 그리고 월급날 갚는다. 또한,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마이너스통장만큼 유용한 것이 없다. 50만 원이 급하게 필요한데 친구에게 선뜻 50만 원 빌려달라고 하기 좀 그렇다. 부모님께 빌려달라 하기에는 더 껄끄럽다. 그때 시원하게 마이너스에서 통장에서 미리 뽑고, 그다음 갚는다.


둘째, 사치품을 살 때이다. 물건을 살 때 돈이 없다. 안사면 되지만 너무 가지고 싶다. 마이너스 통장을 뚫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진다. 그리고 매달 그 비용을 갚아 나간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방법이다.


셋째, 투자를 하기 위해서다. 확실하지 않으면 손모가지를 걸지 말자. 투자도 마이너스 통장을 끌어와서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설령 마이너스 통장에서 끌어오더라도 1년 내에 내가 갚을 수 있을 만큼만 가져 다 와서 쓰자. 주식은 잘 모르겠으나 부동산 투자할 때, 급하게 계약금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은 당연히


 빚이다.  빚은 그자체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똑똑하게 잘 쓰면 지렛대(레버리지)가 되어 나를 웃게 만들고, 지혜롭지 못하게 쓰면 나를 괴롭게 만든다. 마이너스 통장 뚫는 것은 반대하지 않지만 최소한 마이너스 통장을 뚫는 목적과 계획은 확실하게 세우고 만들도록 하자. 스스로 건승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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