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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Nov 16. 2020

뛰어난 아이일수록 가출을 한다.

가출=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감

후배가 당당하게 말했다.


'저는 태어나서 대구를 벗어난 적이 없어요. 초중고, 대학교 그리고 군대도 대구에서 했는 걸요. 직장도 대구에서 잡고 그냥 대구에서 살고 싶어요'


그 후배는 외국을 나가본 적도 아직 없고(코로나 발병 전에도) 서울소풍 때 가봤다고 한다.


후배의 이야기를 듣는데 내 머릿속에는 개구리가 계속 생각났다.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 말이다.




선배가 주눅 들어 말했다.


'어휴, 강북이라도 서울에 아파트 살 걸 그랬어. 나는 여기 의정부 끝자락에 아파트 사고, 대학 동기는 서울 강북에 아파트 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아파트 값 차이가 4배는 더 되네... 아이 속상해..'




 대부분 30대 때 앞으로 살 곳을 정한다. 그리고 무섭게도 그 동네 주변을 맴돌면서 20년을 산다. 대부분 사람들은 한 번 뿌리를 내린 곳에 계속 살기 마련이다. 아이들 교육도 있고, 마땅히 새로 가고 싶은 곳도 없다...(강남은 비싸다) 심지어 은퇴를 하고 나서 마당이 있는 집으로 옮긴다고 해도 그 동네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정말 신기하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한 지역에서 오래 사는 것 말이다. 원시인 일 때부터 우리는 정착생활을 했다.(잠깐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그 본능이 아직도 몸에 남아있는 것이다.  주변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어른들은 젊었을 때 여행 많이 가라고 했다. 집에서 게임 좀 그만하고 많이 싸돌아다니라고 했다.  20대 때 삶의 반경을 넓혀놓지 않으면 그 기회는 사라진다. 나중에는 가고 싶어도 못 간다. 20대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지 않으면 편협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잘난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하여 자신이 잘난 줄만 알고 오만해질 가능성도 크다. 그러니 늦었어도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발달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뛰어난 아이일수록 20대에 이르면 하루빨리 집에서 벗어나고자 한다고 했다. 가족이나 동네에서 더 이상 배울 것도 없고, 다른 동네에 사는 뛰어난 청년들과 하루빨리 겨루고자 하는 충동을 느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대표도시로 과감하게 뛰어든다. 충무로로 뛰어들어간 영화배우들을 생각하면 좋다

 그리고, 각지에서 몰려온 경쟁자들과 진검승부를 벌인다. 이처럼 뛰어난 아이일수록 하루빨리 가출하고 싶어 한다.



20대는 돈없지 시간은 많다. 가오도 많다. 배낭이라도 짊어지고 식사비랑 숙소 비만 챙겨서 떠나야 한다. 자신의 반경을 넓혀놔야 좀  넓은 사람이 되고,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말해봐야  깊은 사람이 된다.

 20대 때 하지 못했다면 30대 때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사랑하는 사람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직장상사의 갈굼에 좀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뛰어난 어른도 집에만 있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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