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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Dec 03. 2020

서른이 되어 간다는 것

팔자 주름이 조금 깊어져 가는 듯하다. 안 하던 얼굴 팩을 시작했다. 피부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뱃살은 20대 초반과 비교해서 조금 늘었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매일, 매주, 매달 결심하지만 야식에 쉽게 무너진다. 


매일 뛰기로 했지만 그 다짐은 일주일에 4회.. 일주일에 2회.. 점점 횟수가 줄어들어간다. 일이 고되기 때문이다. 


서른이 되면 멋진 집에 좋은 차를 끌고, 좋은 시계도 차고 다닐 줄 알았던 어린 내가 귀엽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명확하게 두 분류로 나뉜다. 점점 더 미래가 기대되고 착실하게 잘 살아가는 친구들과 미래가 걱정이 되고 대학생 때처럼 살아가는 친구들로 명확히 나눠진다. 내가 누굴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만..


아직도 퇴근하면 게임만 하는 친구가 있다. 지금 다니는 기업이 노년을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 명확한데, 딱히 다른 답도 없어서, 크게 노력할 생각도 없기에 퇴근하고 자기 계발을 하기보다 게임을 하고 술을 마신다. 그렇게 2, 3년 생활을 반복하니, 그 친구는 살이 많이 쪘고, 피부는 좀 더 거칠어졌고, 남는 것은 높은 게임 순위와 걸쭉한 말버릇이다. 


그에 반해 20대 초 좋은 대학을 가지는 못했지만, 자전거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자전거에 빠져 살더니 지금은 자전거를 개개인의 요구에 맞게 도색해주고, 개조해주는 일을 한다. 돈도 정말 잘 벌고,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행복해 보인다. 벌써 그 일도 10년 가까이하고 있으니, 전문가가 다 되었다. 



술자리에서 두 친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지고 있는 돈의 크기가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다. 첫 번째 친구는 불평불만을 자주 늘어놓고, 세상을 향해 한탄을 쏟아낸다. 하지만, 두 번째 친구는 새로운 사업에 대해서 고민하며, 세상을 기회의 장으로 본다. 


초, 중학교 때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 친구들이 어쩜 이렇게 다른 태도로 살아가는지 신기하다. 서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자신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며, 심지어 결혼을 통해 다른 사람까지 책임지기 시작하는 시기다. 스스로를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까지 책임질 때, 사고가 발생한다. 균형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친구의 예시를 들었지만, 나 스스로도 반성한다. 서른을 맞이하는 지금,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까? 세상을 어둡게만 보고 있나, 아직도 미래를 준비하지도 않으며 막연히 잘되겠지..라고 안주하고 있지는 않을까? 서른이 된다는 것은 이제 생각은 그만하고 행동할 때이기도 하다.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른다면, 억만장자인 김승호 회장의 조언을 빌려본다. '남자의 자신감은 탄탄한 가슴과 단단한 허벅지에서부터 나온다' 사업에 실패하고 세상과 작별하고 싶은 고통을 느낄 때 그는 팔굽혀 펴기와 스쿼트를 매일 꾸준히 했다고 한다. 돈이 없을 때 단단한 가슴이 무너지는 자존심과 자존감을 받쳐줬다고 한다. 


팔굽혀 펴기와 스쿼트부터 시작해보자. 아직 늦지는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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